GS그룹의 플랜트·에너지 사업을 주도하는 GS엔텍이 기업공개(IPO) 불씨를 되살린다. 10년 만에 재회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이하 도미누스)로부터 투자금을 받으며 3년 내 IPO를 약속해 눈길을 끈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도미누스는 GS엔텍 메자닌에 총 643억원 투자를 앞두고 있다.오는 15일 발행될 5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와 143억원어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할 예정이다. GS엔텍은 CB와 RCPS 모두 발행 5년이 경과하면 조기상환이 가능하다.
도미누스는 GS엔텍 최대주주인 GS글로벌과 주주 간 계약을 통해 GS엔텍 상장 의무를 부과했다. GS엔텍은 3년 후인 2026년 12월 말까지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해야 한다. 이를 위해 2025년에는 상장주관사 선정, 지정감사 신청 등 제반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GS엔텍이 상장 등 약속된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도미누스는 내부수익률(IRR) 7%를 보장 받고 GS글로벌에 메자닌을 되팔수 있다.
투자금 회수를 위한 조건은 물론 신사업 성과 도출도 촘촘하게 요구했다. GS엔텍은 이번에 유치한 자금은 해상풍력 사업에 투입한다. 해저에서 해상풍력 발전기를 지탱해주는 하부구조물 설비 제작 사업에 진출한 상태다. 도미누스는 GS엔텍으로부터 2025년까지 해상풍력 프로젝트에서 누적 수주액 목표치를 2000억원으로 약속 받았다.
이번 거래는 도미누스와 GS엔텍이 10년 만에 재회했다는 점에서 주목 받는다. 2013년 도미누스는 GS엔텍에 500억원을 투자한 이력이 있다. 당시에도 2016년 말까지 GS엔텍 IPO를 통해 엑시트를 계획했다. 다만 GS엔텍이 상장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면서 도미누스는 2017년 GS글로벌에 풋옵션(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투자 원금에 연 복리 7%대 이자가 더해진 663억원을 회수했다.
GS엔텍이 도미누스 투자금을 발판 삼아 기업가치를 개선해 IPO를 완주할지 주목된다. 이 경우 도미누스도 투자 수익률을 극대화할 가능성이 열린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서 GS엔텍의 포스트 밸류는 3645억원 수준에서 책정됐다. 심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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