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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자금 스캔들’ 기시다, 아베파 각료 교체 강행
‘퇴진위기’ 내각 지지율 악화속 신뢰회복 의지
마쓰노 관방장관 등 각료 4인 우선 교체 전망

일본 정계를 뒤흔들고 있는 이른바 ‘비자금 게이트’로 위기에 몰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4일 ‘아베파’ 각료들을 교체하는 내각 인선을 단행한다. ‘퇴진 위기’ 수준인 20%대에 머물던 지지율이 더욱 하락하자 아베파 경질을 강행함으로써 국민들의 신뢰를 서둘러 회복하겠다는 의지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NHK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아베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르면 임시국회 종료 이튿날인 14일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을 포함한 아베파 각료에 대한 교체를 강행할 예정이다. 교체 대상에는 마쓰노 장관을 비롯해 또 다른 아베파 소속 각료인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 스즈키 준지 총무상, 미야시타 이치로 농림수산상 등 4인이 거론된다.

각료를 보좌하는 차관급 인사인 부대신과 정무관으로 임명된 아베파 소속 의원 11명의 교체 규모와 시기는 여전히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내각 교체 대상으로 지목된 집권 자민당의 최대 파벌인 아베파는 최근 5년간 정치자금 모금 행사인 이른바 ‘파티’를 주최하면서, 파티권을 할당량 이상 판매한 소속 의원들에게 돌려준 초과 지분을 공식 회계 처리하지 않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이 같은 방식으로 아베파가 5억엔의 비자금을 조성했으며, 소속 의원 99명 대부분이 불법 비자금을 수령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의 ‘아베파’ 교체 단행은 바닥까지 떨어진 국민 신뢰를 서둘러 회복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파벌의 비자금 문제가 불거지자 당분간 당내 파벌의 정치자금 행사를 자숙토록 지시하고, 자신이 이끌어온 ‘기시다파’에서 탈퇴했다.

하지만 11일 NHK의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23%로 지난달 조사 대비 6%포인트 더 떨어졌다. 이는 2021년 10월 내각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같은 날 발표된 산케이와 후지뉴스네트워크(FNN)의 여론조사에서도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전달 대비 5.3% 하락한 22.5%를 기록했다. 동일 조사 기준 최근 3개월 연속 최저치 경신이다.

다만 당내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아베파를 고위직에서 일소하는 것은 기시다 총리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적지않다. 아베파의 한 인사는 산케이신문에 “아베파를 부수는 듯한 인사를 하면 자민당 핵심 지지층이 이탈해 정권 구심력이 약해질 수 있다”면서 “여기까지 와서 단념하면 (정권의) 힘은 더욱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각 교체에 앞서 13일 저녁 6시에는 기시다 총리의 기자회견도 예정돼 있다. 이 자리에서 기시다 총리는 비자금 게이트에 대한 입장과 향후 정권 운영에 대한 견해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한편 비자금 게이트와 관련해 당 일각에서는 기시다 총리의 사임론이 수면 위로 오르고 있다. 차기 총리 선호도 1위로 꼽히는 자민당의 이시바 시게루 의원은 “기시다 총리가 내년 봄 사퇴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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