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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량진 수산시장 살린 ‘신의 한 수’ 온누리상품권…끝없는 줄에 ‘흐뭇’
5만원 사면 2만원 환급…1시간 기다려서라도 받는다
후쿠시마 방류 이슈에도 국내산 수산물 소비 굳건한 모습
12일 오후 찾은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모습. 수산물을 사가는 그룹 단위 손님들로 북적거렸다.[이민경 기자]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5만원 사고 2만원 환급 받으면 줄을 안 설 수가 없겠네. 40% 할인받는 효과잖아.”

12일 오후 12시 10분께 찾은 노량진 수산시장 2층,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 플래카드 뒤로 줄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었다. 이미 앉아서 대기하는 앞쪽 줄은 만석이고, 서서 대기하는 인원 줄도 길게 늘어서 있었다.

현재 노량진수산시장에서는 국내산 해산물을 2만5000원 이상 구입하면 온누리상품권 1만원권을, 5만원 이상 사면 2만원권을 환급해주는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고물가로 생활물가 전반이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40% 할인 제안은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함께 줄을 선 쇼핑객들은 검은 비닐봉투를 든 채로, 서로 어떤 생선을 얼마에 샀는지 정보를 나누며 상품권 환급이 시작되는 1시가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후쿠시마 오염수(일본 ‘처리수’) 방류 이후로 수산물 소비가 줄어 한산할 것으로 예상됐던 모습과 실제 현장은 전혀 달랐다. 서울 최대 수산물 시장인 노량진은 연말 대목을 맞아 평일에도 북적거렸고, 상품권 환급 이벤트까지 더해지며 활기찬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경기도 용인에서 온 A씨는 “신선한 수산물을 사려고 평일 오전부터 나서서 노량진에 왔다”며 “갈치 10마리 10만원에 샀다. 따로 사는 자식들한테 갈치조림 반찬 만들어서 나눠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쇼핑객 B씨는 “8만원치 샀는데, 사장이 5만원치만 영수증을 끊어줬다”며 “이걸로 상품권 2만원을 받으면 상품권으로 다시 2만원치 사서 5만원 맞추고 다음주에 또 상품권 받으라고 얘기해줬다”고 귀띔했다.

한 사람당 한 주에 2만원권 이상 받을 수 없기에 이같은 꾀를 내게 된 것이다. 당초 계획으로는 환급 이벤트는 오는 15일 금요일자로 끝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엄청난 소비자 호응에 이번주 초 급작스럽게 이달 31일까지로 연장됐다.

온누리상품권을 자리에서 즉석 환급해주는 행사장 앞으로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줄이 길게 늘어서있다. 이민경 기자

차덕호 노량진수산시장 상인회 회장은 “상품권 이벤트가 ‘신의 한 수’ 였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효과가 어마어마하다”며 “평일에는 상품권 나가는 금액이 7000만원, 주말에는 1억3000만원 정도로 규모가 상당하다. 상품권 환급이 이 정도면 매출은 얼마가 되겠느냐”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차 회장은 또, 이벤트 시작 이후로 노량신 수산시장 매출이 약 30% 가까이 신장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연말 모임이 많은 12월에 전통적인 대목까지 겹치면서 노량진은 호황을 맞이했다고 설명했다.

12시 40분이 되자 2층 이벤트 장소 앞 광장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직원이 나와서 줄을 정비해 여유공간을 만들어 인원을 수용했다.

줄에 합류한 쇼핑객들 중에는 상품권 이벤트를 전혀 모르고 왔다가 사장의 안내로 오게 된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한 70대 남성 고객 C씨는 “그냥 가려고 하는데 주인장이 전화번호를 묻더니 ‘2층에 올라가서 상품권 받아갈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줄을 선 쇼핑객들은 대부분 최소 장년층 이상으로 연령대가 높았다. C씨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뉴스를 봤지만 별로 상관 안 한다”며 “그냥 계속 생선 좋아해서 먹던 사람은 먹는 것이고, 게다가 노량진에서 국내산 수산물이라고 하니까 믿고 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1시가 다 되어가자 상품권 환급 과정을 도와주는 직원들이 자리에 착석하기 시작했다. 업무가 개시되자 엄청난 줄이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다. 간단한 확인 절차를 끝내고 상품권을 그 자리에서 손에 쥐어든 쇼핑객들은 만족한듯한 표정으로 자리를 떠났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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