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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이플레이션’까지…“크리스마스 어쩌나” 한숨 깊어지는 부모들
장난감 가격, 작년 대비 평균 15% 이상 올라
비용 오르고 수요는 줄고…가격 올리는 제조사들
울며 겨자 먹기로 1000원대 중국산 장난간 구입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아동이 장난감 제품을 보고 있다. 사진은 가격이 올랐다는 기사 내용과는 무관. 김벼리 기자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서울 용산구에서 있는 한 장남감 가게. 작년 이 가게에서 2만9000원에 팔던 레고 제품은 현재 3만4000원으로 5000원(17.2%) 올랐다. 2만~3만원대에서 5만원대로 가격이 두배가량 오른 국내산 완구 제품도 있다. 가격이 오른만큼 손님들이 찾지 않는다. 이 가게를 운영하는 A 씨는 헤럴드경제에 “가격이 오른만큼 매출도 많이 줄었다”며 “문닫는 가게도 많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두고 자녀를 둔 부모들이 고물가로 오른 장난감 가격에 한숨이 늘고 있다. 이른바 ‘토이플레이션(Toy+Inflation)’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중에서 판매하는 장난감 제품들의 가격은 작년보다 평균 15% 이상 올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1년 새 레고를 비롯해 장난감 제품들이 전반적으로 15% 넘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장난감 제품들의 전년 누계 대비 소비자물가는 1.4% 증가했다. 11월 기준 물가 증가율은 2017년 0.6%, 2018년 0.8%, 2019년 -0.1%, 2020년 0.6%, 2021년 -0.8%, 2022년 0.3% 등 대체로 증가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장난감 선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은 커지고 있다. 30대 직장인 안모 씨는 “최근 아들과 함께 집 근처 백화점에서 1만5000원짜리 장난감을 선물해주려고 집었는데 다시 보니 0이 하나 더 붙은 15만원이었다. 깜짝 놀라 옆에 있는 3만원짜리로 사줬다”고 했다.

국내 장난감 업계에서는 인건비, 원자재 등 제조비용이 오르는 동시에 수요는 줄면서 가격을 불가피하게 올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장난감 가격 증가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재규 한국완구협동조합 이사장은 “출산율이 줄면서 장난감 수요가 줄어든 데다, 인건비나 생산단가가 오르고 원자재 가격도 폭등하면서 수익성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 여기에 해외 직구가 늘면서 저렴하게 생산하는 해외 제조사보다 경쟁력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적자 보면서 팔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조금씩 올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처럼 장난감 가격이 계속 오르자 일부 소비자들은 알리익스프레스 등을 통한 해외직구로 눈을 돌리고 있다. 품질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가격 경쟁력이 세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중국산 제품을 사는 것이다. 실제로 네이버쇼핑에서 1만원대에 파는 포켓몬 팽이가 알리에서는 1000원~3000원 수준에 팔리고 있다.

아들 둘을 둔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작년부터 장난감 선물을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하고 있다. 원래는 대형마트나 장난감 할인매장에서 구매했는데 가격 부담이 점점 커지면서 저렴한 알리로 눈을 돌린 것이다. 김씨는 “마트에서 2만5000원 하는 포켓몬스터 팽이가 알리에서는 두개에 2만원에 파는 걸 본 뒤로 알리에서만 구매하고 있다. 박스에 중국어가 적혀있는 것 말고는 차이가 없다”고 했다.

가격 부담이 적은 편의점 캐릭터 제품들에 대한 소비도 덩달아 늘고 있다. GS25에 따르면 올해 11월 누적 캐릭터 상품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97.4% 늘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포켓몬빵, 뽀보로우유 등 캐릭터가 들어간 식음료 제품뿐만 아니라 짱구, 산리오, 포켓몬 등 캐릭터를 소형으로 상품화해 키링이나 스티커 등 전반적으로 늘고 있다”고 했다.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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