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인천 영종 국제학교 유치 ‘난항’ 예상… 인천경제청, 영국 명문 킹스칼리지스쿨 설립 제안 ‘난색’
킹스 측, 학교부지 축소 않고 설립 제안… 토지 매입 바로 추진
인천경제청, 학교부지 쪼개 개발업자 주도 방식 공모 고수
영종 주민, 3필지 학교 주도 개발 주장… 경제청 공모 방식 절대 수용 불가
인천도시공사와 협의 후 지원시설부지 확보 등 세부적인 건축재원 계획 필요
킹스의 설립 제안에 기존 국제학교들 입학경쟁력 떨어질까 우려
인천경제청, 영종 국제학교 비교 수준 격차에 송도 주민 의식한 듯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11일 오후 경제청장 회의실에서 김진용 청장 등 관계 직원들과 영종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킹스 칼리지 스콜 관계자로부터 영종 국제학교 설립에 대한 제안을 경청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경제자유구역(IFEZ) 영종 골든테라시티 내 국제학교 유치와 관련, 학교 설립 의향을 밝힌 영국 최상위급 명문학교 킹스 칼리지 스쿨(King's College School)이 제안한 학교부지 전체 사용과 이에 따른 건축 재원 조달 계획 등 학교 주도 개발방식에 대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영종 주민들의 의견이 첨예해 이를 수용할지 아닐지를 놓고 난항이 예상된다.

인천경제청은 킹스 칼리지 스쿨의 제안에 대해 건축비와 토지 매입비 등 사업비가 많이 들어가면 원리금 상환 부담 등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학교부지를 나누어 일부를 상업용지로 변경해 개발업자에게 줘 수익 구조를 만들어 발생한 이익금으로 학교를 지어주는 민간 개발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영종지역 주민들은 인천경제청이 주장하는 학교부지를 쪼개 일부 부지에 학교를 조성한다는 개발업자 공모방식은 단호하게 반대한다면서 기존 학교부지 전체에 학교를 지어야 부실이 아닌 퀄리티 높은 국제학교가 만들어져 경쟁력에서도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인천경제청은 지난 11일 킹스 칼리지 스쿨 관계자를 불러 학교 주도 개발방식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는 김진용 청장을 비롯해 김종환 투자유치사업본부장 등 관계 직원과 김성호 IFEZ글로벌시민협의회 회장,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이재구 공동대표와 김요한 정책위원장, 박수현 영종학부모연대 공동대표 등 영종 주민들, 킹스 칼리지 스쿨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는 지난달 10월과 11월에 인천경제청과 인천도시공사(학교부지 소유주)에 각각 영종 국제학교 설립 의향서를 보낸 킹스 측의 제안을 들어보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킹스 칼리지 스쿨(이하 킹스) 측은 영국 사립학교 랭킹 1위와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국제 바칼로레아·대학입학자격시험, 국제공인교육 프로그램) 스쿨 세계 5위의 최상위급 사립학교 명성답게 인천도시공사(iH) 소유의 학교부지 3필지에 영종 국제학교(유·초·중·고)를 설립하고 인근 주택용지를 구입해 교직원 및 학생 가족 아파트를 건축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인천경제청은 국제학교 설립을 위한 학교부지 3필지(10만1605㎡·3만여 평) 가운데 1필지를 상업용지로 변경·개발해 발생한 이익금으로 2필지에 학교를 건축하는 방식을 주장했다. 이는 2필지만으로도 IFEZ 송도 채드윅국제학교와 비슷하게 지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경제청은 설명했다.

이에 킹스 측 관계자는 “송도 채드윅국제학교처럼 운동장 1개를 가지고 유·초·중·고 4학교가 공동으로 사용하는게 좋을 수 있겠느냐”라며 “영종에 기숙사를 앉히고 국제 규격 스포츠 시설 등을 갖추려면 2필지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국제학교 건축재원 조달방식과 관련, 경제청은 국제학교와 시행사를 선정해 1필지를 감정가의 60%에 주고 PF(Project Financing)를 일으켜서 학교와 상가를 건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킹스 측은 학교 주변 토지를 인천도시공사가 주는 가격으로 구입해 PF를 일으키거나 홍콩, 대만 등 투자이민가족(자녀 포함)이 거주할 아파트를 분양해 학교를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경제청이 학교부지를 2필지로 쪼개는 방식의 공모가 아니고 킹스 칼리지 스쿨을 유치하겠다고 하면 보다 세밀한 건축계획을 제시하겠다고 킹스 측은 밝혔다.

경제청은 킹스 측의 제안대로 국제학교 설립에 건축비 2500억원과 토지 매입비가 1000억원이 들어간다면 원리금 상환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이에 킹스 측은 공사비를 더 투입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최상위급 수준의 명성 있는 국제학교를 짓기 위해서라며 경제청 구상대로 1500억원 정도의 학교를 짓겠다고 하면 부담이 없어지는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만약, 경제청 주장대로 2필지에 대한 학교 건축비가 최소 1500억원이 든다면 1필지 분양가가 1조원 정도는 나와야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모를 하겠다는 경제청의 주장은 분양성 검토가 됐다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과연 분양성이 확보될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킹스 측은 지적했다.

또한 킹스 측은 “잔고증명으로 제시한 토지 매입 계약금 60억원은 마련돼 있고 1년 전부터 해외에서 투자이민, 유학원 파트너들과 함께 해외학생 모집 겸 가족대상 아파트 분양에 힘써 온데다 건축비 마련을 위한 PF는 분양성만 확보되면 가능하고 또 학생 모집수도 곧 분양성”이라면서 “세계적으로 명성 높은 킹스 칼리지 스쿨이기 때문에 국내외 학생 모집이나 가족아파트 분양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청 공모 방식은 2필지 국제학교 바로 옆 1필지는 어떤 상업시설이나 유해시설이 들어올지는 모르겠다”면서 “하지만, 킹스는 학교와 인근에 학교 필수시설(교직원 및 학생가족 아파트)만 들어서기 때문에 학교 주변 환경이 쾌적해지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킹스 측은 인천경제청의 공모 추진에 대해 평택시처럼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된 공모에서 1순위 우선협상학교가 탈락한 후 현재 2순위 학교와 협상중에 있는데 그 사이 우수한 학교들이 와도 평택시는 공모에 참가했던 학교들만 가지고 순서대로 협상하다보니 선택의 폭이 없어 결국 우수한 학교를 선정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공모방식으로는 기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킹스 측은 “인천경제청이 끝까지 학교부지를 축소해서 공모를 추진한다면 공모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3필지를 주장한 킹스 측 보다 더 우수한 학교가 나온다면 영종발전을 위해 영종 국제학교 설립 계획은 포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교부지 매입자금이 준비된 킹스 측은 토지 소유주 인천도시공사에 학교지원 시설부지 매입 의향서를 곧 제출할 예정이다.

킹스 칼리지 영종국제학교 조감도

이를 지켜 본 영종 주민 김성호 회장은 “인천경제청이 계속 주장하는 3필지의 학교부지를 쪼개 2필지로 개발하는 개발업자 주도적 공모 방식은 절대로 받아 들일 수 없다”면서 “축소된 2필지로 국제학교다운 학교가 만들어지겠냐”고 주장했다.

이재구 영종총연 공동대표와 박수현 영종학부모연대 공동대표는 “학교부지 전체 3필지에 국제학교를 설립하겠다는 킹스 측의 제안은 경쟁력에서도 좋고 국제학교 규모다운 손색이 없고 부족하지 않은 퀄리티 높은 학교 시설들이 들어서기 때문에 우리도 기대되고 좋게 생각한다”며 “다만, 좀 더 세밀하고 구체적인 건축재원 조달 계획을 제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종 주민들은 또 킹스 측의 제안처럼 다른 학교에서도 제안이 들어 올 수 있기 때문에 경체청이 이러한 학교들을 발굴하지 못한다면 영종 주민단체가 나서 학교들을 찾아보고 비교 평가해 인천시장에게 청원하는 방법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한편, 일부 시각에서는 국제적으로 이미 명성을 떨치고 있는 킹스 칼리지 스쿨이 영종 국제학교로 설립되면, 인천도시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영종 골든테라시티 개발사업에 앵커 역할은 물론 영종이 교육특구로 부상하면서 격상 높은 도시 인프라가 형성되기 때문에 경쟁력과 인근 타 국제학교 수준과 비교해 격차가 커지는 것을 우려해 인천경제청이 킹스 칼리지 스쿨의 설립 제안을 거부하는 측면이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그동안 송도국제도시에 설립(미국의 체드윅, 캐나다의 칼빈 매니토바)되거나 유치(영국의 해로우스쿨 양해각서 체결) 중인 국제학교 모두는 직접 학교를 선정해 추진했지만, 유독 영종만이 단 한 차례의 사례도 없는 민간 개발업자 주도 방식(공모으)로 진행하려는데 대한 의도 때문이다.

실제로, 송도 내 국제학교 관계자는 영종에 킹스 칼리지 스쿨이 들어오면 이미 운영 중인 국제학교들이 긴장은 물론 불안해 할 것은 뻔한 사실이라며 퀄리티 좋은 영종 국제학교로의 전학 등 상당수가 영종으로 몰려들 것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송도에 위치한 인천경제청은 그동안 송도에 공을 들여 국제학교 3개를 유치했는데 만약, 영종 국제학교로 랭킹 1위와 세계 5위인 최상위급 영국 킹스 칼리지 스쿨이 설립된다면 하늘고, 국제고, 과학고 등과 함께 글로벌 명품학군이 조성돼 그동안 송도 중심의 학군이 영종으로 옮겨갈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기에 킹스 칼리지 스쿨 유치에 상당한 부담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반응까지 흐르는 분위기다.

더욱이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오는 20일 사퇴 후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보여져 자신의 지역구(인천 연수을)인 송도국제도시에 쌓은 국제학교 설립 업적이 영종 국제학교 설립으로 손상되지 않을 까 하는 여론도 영종 주민들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gilber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