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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년회, 감사패 문화 MZ 덕에 4년 만에 활기”…상패 업체 특수
을지로 일대 상패·트로피 제작 업체 르포
“송년회 특수에 4년 만에 매출 돌아왔다”
종로구 세운상가 일대 상패 제작 업체 외부에 전시된 상패·감사패. 김용재 기자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4년 만에 연말 주문량이 늘어서 허리를 필 수 있을 것 같다. 여기 주문서 내역을 보면 알겠지만 작년보다 몇배는 주문이 더 들어와서 바쁘다.”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일대의 상패 제작 업체 박모(71) 씨의 말이다. 연말 송년회와 인사이동이 다가오면서 상패·트로피 제작 업체가 활기를 띄고 있다.

20년 가까이 상가에서 상패를 팔았다는 김모(66) 씨는 “코로나19로 인해서 정말 죽을듯이 힘들었다. 문을 닫아야 하나 하는 고민도 많았는데, 12월 들어서 매출이 많이 돌아왔다”라며 “11월 말 쯤부터 해서 송년회, 신년회가 오고 이제 주변 회사들 인사이동이 다가와서 주문이 많아졌다”며 미소를 보였다.

이날 을지로 일대의 트로피·상패·감사패 등 제작업체 20여곳을 돌아보니 ‘송년회 특수’가 피부에 와닿았다. 쉴틈없이 들어오는 전화 주문과 인터넷 주문, 발품을 팔아 감사함을 전하려는 이들도 많았다.

종로구 세운상가 일대 상가 내부에 전시된 상패·감사패. 김용재 기자

상패 업체 사장 A 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거의 매출이 반토막, 아니 반의 반토막 나기도 했었다. 예전에 남는 수익이 200만~300만원 정도였다면 그때는 100만원도 남지 않기도 했다”라며 “경기가 안좋다고는 하지만 서로 감사하는 마음을 주는 문화가 생겨서인지 주문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해서 매출도 많이 좋아질것 같다”고 했다.

MZ(밀레니얼+Z세대) 세대에서 ‘감사패’를 선물하는 것이 유행하는 것도 한 몫 했다. 직장인 황모(39) 씨는 “이직을 하거나 퇴직을 택한 친구들에게 서로 감사패를 주기도 하고 있다”라며 “인터넷으로 시키면 가격 부담도 없고, 기억에 남을법한 선물을 고민하다 보니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에 재직중인 김 모(34) 씨는 “요즘은 인터넷으로 색다른 디자인의 감사패를 연말 파티때 준비해서 친구들에게 뿌리기도 한다”며 “이색 선물, 쓸데 없는 선물 등으로 제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인터넷 상패 업체와의 경쟁은 이들에게는 부담스럽기도 하다. 상패 업체 사장 B 씨는 “인터넷으로도 감사패 주문이 많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부랴부랴 홈페이지를 만들고 했지만, 젊은 감각에 밀리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래도 부모나 친구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선물하려는 이들이 늘어나 덩달아 우리도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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