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과 캥거루가 토핑으로 올라간 피자 [영국 텔레그래프 엑스(X)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피자 위에 뱀, 귀뚜라미를 '토핑'으로 올린다?

일반적인 피자 토핑으로는 쉽사리 생각할 수 없는 외국의 '이색 피자'에 종주국 이탈리아가 충격에 빠졌다. 이탈리아의 한 농업단체는 이같은 변주에 "국민 피자에 모욕을 가했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탈리아 농업단체인 콜디레티는 최근 나폴리에서 열린 식품 박람회에 독특한 토핑의 피자를 볼 수 있는 '공포의 갤러리'를 선보였다.

텔레그래프는 콜디레티가 이탈리아의 '국민 피자'에 가해진 모욕을 보여주고자 전세계 피자를 컬렉션으로 모았다고 전했다.

이곳에 깔린 피자 종류는 고전적인 피자 범주를 벗어났다.

협회가 뽑은 가장 경악스러운 피자는 홍콩에 등장한 뱀고기 토핑 피자였다. 이어 베트남과 태국은 귀뚜라미와 대마초를 얹은 피자를 선보였다. 포르투갈은 대구요리 바칼라우, 네덜란드는 케밥을 섞은 피자를 내놓았다. 이 밖에도 호주산 캥거루와 악어 요리, 남아프리카산 얼룩말 고기와 바나나, 인도산 탄두리 요구르트 치킨이 올라간 피자도 있었다.

콜디레티는 "전세계에서 이탈리아인들을 몸서리치게 할 만큼 (피자에)다양한 변주를 한 것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콜디레티는 가짜 혹은 모방 이탈리아 식품 시장이 연간 1200억유로(약 170조5000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탈리아 식품·음료 수출액의 두배 수준이다.

콜디레티 회장 에토레 프란디니는 "피자 레시피의 정통성과 준비의 예술은 우리 전통의 필수적인 부분인 요리를 지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피자 종주국인 이탈리아는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피자 외에도 에스프레스에 물을 넣는 행위, 샌드위치를 카푸치노에 적셔먹는 행위 등도 반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이를 '놀리는' 밈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행키도 했다. 이와 관련해 콜디레티와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이탈리아인의 4분의 1은 해외에서 피자 주문을 꺼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은 이국적 재료를 보고 놀랐다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