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TV가 공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국어머니대회 등장 모습. 김 위원장이 내리는 전용차의 후면에 독일차 메르세데스 벤츠의 고급 브랜드인 마이바흐 마크가 보인다. 옵션을 추가하지 않은 경우 이 차의 기본 가격은 3억 1540만원에 이른다. [SBS 보도화면]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용차를 독일 고급차 벤츠 마이바흐 차량으로 바꾼 정황이 포착됐다. 유엔의 대북 제재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김씨 일가가 사치품을 사용하는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11일 조선중앙TV는 김 총비서가 최근 제5차 전국어머니대회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과 4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어머니대회에 새 전용차를 타고 참석했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국어머니대회 등장 모습. 김 위원장이 내리는 전용차의 후면에 독일차 메르세데스 벤츠의 고급 브랜드인 마이바흐 마크가 보인다. [SBS 보도화면]

김 위원장이 전용차를 타고 촬영 현장에 도착해 내리는데 차량 후면에 독일차 메르세데스 벤츠의 고급 브랜드인 마이바흐 마크가 카메라에 잡혔다.

해당 모델은 2019년 출고된 ‘S650’로 추정된다. 옵션을 추가하지 않은 기본가격은 3억 1540만원에 달한다. 이 차량은 사치품으로 분류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수출 금지 대상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 9월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할 당시에도 전용 열차에서 마이바흐 리무진을 이용하는 모습이 포착됐었다. 그러나 당시 차량에는 마이바흐 마크와 S650 글자가 없었기 때문에 전용차 교체는 최근 한두 달 사이에 이뤄진 것으로 짐작된다.

지난 9월 러시아 방문 당시 김정은 위원장이 마이바흐 리무진에서 내린 모습(오른쪽) 속 차량에선 마이바흐 마크와 'S650' 글자가 보이지 않는다. 이달 평양에서 열린 전국어머니대회에선 새 전용차와 다르다. 이로 미뤄 전용차 교체는 최근 한두 달 사이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SBS 보도화면]

그는 메르세데스-벤츠 마이바흐 S600 풀만가드와 마이바흐 S62를 전용 의전차량으로 이용했다. 2018년 김 위원장의 ‘방탄 마이바흐’ 전용차량 2대가 8개월간 이탈리아, 네덜란드,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여러 나라를 거쳐 평양에 들어가는 과정이 미국 고등국방연구센터(C4ADS) 보고서에 실리기도 했다.

지난 7일에도 일본 한 수출입 업체가 도요타자동차의 고급 승용차 렉서스를 북한에 불법으로 밀반입하려다 당국에 적발되는 일이 있었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렉서스 1대를 요코하마 항에서 남아시아를 경유한 뒤 북한에 밀수하려 했다. 해당 차량의 가격은 1000만엔(약 9000만원)이 넘는다.

지난 9월 러시아 방문 당시 김정은 위원장이 이용한 마이바흐 리무진(오른쪽)에는 마이바흐 마크와 'S650' 글자가 보이지 않는다. 이달 평양에서 열린 전국어머니대회에선 새 전용차와 다르다. 이로 미뤄 전용차 교체는 최근 한두 달 사이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SBS 보도화면]

앞서 2020년 10월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김 위원장이 1400만원대 스위스 IWC사 고급 시계를 착용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문제는 이들 품목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수출금지 대상이라는 점이다. '대북 제재 결의 2094호'에 따라 고급 승용차와 고가 옷, 시계, 가방 등 사치품의 북한 반입은 금지돼 있다. '대북 제재 결의 2397호'에 따라 운송 수단의 대북 수출도 불가능하다.

통일부에 따르면 연간 수억에서 수십억 원 상당의 김 총비서 일가 사치품이 수시로 북한에 들어가고 있으며 지난 코로나19 봉쇄 때 반입 규모가 일시 위축되기도 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세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