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엄정화 “女배우, 35살 넘으면 ‘엄마’ 연기했다”…그런 K드라마의 ‘쎈 언니’ 변화
과거 K드라마에…엄정화 “재능있는 여성, 나이 때문에 화면서 사라졌을 것”
가수 겸 배우 엄정화 인스타그램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데뷔 당시에는)30세가 되면 주연을 맡을 수 없었고, 35세가 넘으면 어머니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수 겸 배우 엄정화)

한국 드라마의 여성 주인공이 사랑에 안착하는 '신데렐라형' 캐릭터의 틀을 깨고 복수·성공·초능력 등 강렬한 서사를 품은 독창적 인물로 변모하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0일(현지시간) 전했다.

BBC는 한국 드라마를 'K드라마'로 칭하며 "현재 많은 K드라마에는 사회와 미디어 관행의 중대한 변화를 반영하는 복잡하고 강력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한다"고 소개했다.

BBC는 과거 K드라마에서 여성의 역할이 늘 흥미롭지만은 않았다고 했다. 버릇없는 부자 상속자가 용감한 노동계급 소녀에게 반하는 '꽃보다 남자' 등이 과거에 인기를 끈 대표작이라고 소개했다.

BBC는 "이제 K드라마에는 남성과 마찬가지로 여성 주인공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고 전하며 괴롭힘에 맞서 복수하는 여성 이야기를 담은 '더 글로리',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여성 변호사가 주축이 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예시로 들었다.

지금도 부자나 강한 캐릭터가 선호되지만, 이제는 그 주인공이 여성일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남한의 여성 재벌 2세와 북한의 장교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의 '사랑의 불시착'을 언급했다.

20년 넘게 가족만을 위해 산 가정주부가 의사로 새로운 삶을 사는 과정이 담긴 '닥터 차정숙'의 주연 배우 엄정화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차정숙은 '엄마로서 몫을 다했다'고 말하며 꿈을 찾아간다"며 "그의 여정이 믿을 수 없을 만큼 감동적"이라고 했다.

그는 데뷔 당시에는 30살이 되면 주연을 맡을 수 없고, 35살이 되면 어머니 역할을 하는 일이 많았다는 취지로 말하며 "정말 재능있고 아름다운 여성이라도 나이 때문에 화면에서 사라졌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다수의 드라마에서 강인한 여성 캐릭터를 선보인 백미경 작가는 두 중년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품위있는 그녀'가 성공하긴 했지만, 처음에는 이 드라마를 제작하려는 방송사를 찾기가 어려웠다고 회고했다.

그는 한국 드라마 최초로 여성 슈퍼 히어로가 등장하는 '힘쎈여자 도봉순'이 성공한 후에야 방송국이 제작을 결정했다고 했다.

BBC는 요즘 K드라마에서는 '마이네임' 등 폭력을 행사하는 여성도 나온다고 소개했다. 이 매체는 경제 발전에 따른 여성의 지위 변화, 높아진 교육 수준, 사회적 성공의 갈망, 자금력이 풍부한 넷플릭스 등의 투자 등이 K드라마에 전례 없는 다양한 여성 캐릭터 등장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닥터 차정숙 포스터. [JTBC]

한편 K드라마를 소재로 내세운 콘텐츠들은 세계 곳곳에서 제작될 만큼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예능 프로그램 'K-드라마 같은 사랑을 하고 싶어'가 대표적이다. 2008년부터 방영돼 지난해까지 꾸준히 새 시즌을 내놓고 있는 일본 연애 리얼리티쇼 '연애 드라마 같은 사랑을 하고 싶어'의 스핀오프로, 한국에 온 일본 여배우가 한국 배우들과 함께 로맨스 연기를 펼치며 진짜 사랑을 찾는 과정을 담는다.

그런가 하면 싱가포르 허슈밍 감독의 '아줌마'는 K드라마와 K팝을 사랑하는 평범한 중년 여성 림메이화(홍휘팡)이 가장 좋아하는 배우인 여진구를 만나기 위해 한국으로 여행을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yul@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