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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텍사스주, 장애 태아 낙태 승인…‘로 대 웨이드’ 파기 후 첫 사례
31세 임신부, 생존 가능성 거의 없는 태아 낙태 기소 금지 요청
트래비스카운티 지법, ‘일시적 금지 명령’으로 낙태 허용
미국 텍사스주의 임신부 케이트 콕스 씨가 장애가 있는 태아의 낙태 수술을 받게 해 달라는 긴급 요청을 해 트래비스 카운티 지방법원으로부터 승인 받았다. [사진=Kate Cox via A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 텍사스주에서 장애가 있는 태아의 낙태가 승인됐다. 지난해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내리면서 다수의 주에서 낙태를 금지한 후 첫 사례다.

텍사스주의 마야 게라 갬블 트래비스 카운티 지방법원 판사는 7일(현지시간) 태아가 치명적인 염색체 장애 진단을 받은 임산부가 주에서 낙태 수술을 받게 해 달라는 긴급 요청을 승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케이트 콕스(31) 씨는 지난 5일 텍사스주 당국이 자신에게 낙태 수술을 제공할 의료진을 기소하는 것을 금지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은 미 연방대법원이 지난해 6월 여성의 낙태권을 헌법상의 권리로 보장했던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파기한 뒤 12개가 넘는 주에서 거의 모든 낙태를 금지한 후 임신부가 낙태 수술을 받기 위해 법원의 승인을 구한 첫 사례로 보인다고 WSJ은 설명했다.

텍사스주 대법원이 성공할 경우 주 전역의 여성들에 대한 보다 강력한 의료적 예외를 인정하게 될 것이라는 보다 광범위한 도전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소장에 따르면 임신 20주차인 콕스 씨는 지난주 자신의 태아가 유산율이 높고 출생 후 생존 가능성이 거의 없는 장애인 ‘18번 염색체 완전삼분절개(에드워드 증후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의사들은 콕스 씨가 임신을 유지하는 것이 그녀의 건강과 출산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신 기간 동안 여러 차례 응급실을 방문한 적이 있다.

민주당 지지자인 갬블 판사는 화상 심리에서 “콕스 씨가 부모가 되기를 간절히 원하고 이 법이 그녀의 출산력을 잃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은 충격적이며 사법의 진정한 유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갬블 판사는 판결문에서 콕스 씨가 생명과 건강, 출산력에 심각한 위험이 있어 텍사스 법 상 합법적인 낙태를 할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콕스 씨의 임신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의 생명에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일시적 금지 명령(TRO)은 콕스 씨와 그녀의 남편, 그리고 그녀의 의사인 담라 카산 씨에게 적용된다. 소송은 세 사람을 모두 원고로 지명해 텍사스 법에 따른 책임으로부터 보호하고자 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검찰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켄 팩스턴 텍사스주 검찰총장은 카산의 낙태 수술이 가능한 병원들에 보낸 서한에서 갬블 판사를 “행동주의자 트래비스 카운티 판사”라고 비꼬면서 병원들이 이번 낙태 절차를 허용할 경우 장기적으로 연관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시 판결은 카산 박사가 텍사스주 낙태법의 예외에 해당하는 데 필요한 모든 요소를 충족한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한다”며 “갬블 판사는 이러한 결정을 내릴 의학적 자격이 없으므로 그 결정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 일시적 금지 명령은 의학적 판단을 대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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