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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페라리 4色 도전 ‘푸로산게’, 한 단계 진화한 ‘초럭셔리’
글로벌 미디어 테스트 드라이브 개최
브랜드 최초 4도어 4인승 모델
스포츠카 성능, SUV 실용성 모두 갖춰
애플 카플레이 등 편의사양 대거 탑재
페라리 최초 4인승 4도어 스포츠카 ‘푸로산게’ 외관. 뉴질랜드(퀸스타운)=서재근 기자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이탈리아 정통 하이엔드 브랜드 페라리가 파격적인 실험에 나서며 고객들에게 선사하는 럭셔리의 범위를 확장했다. 브랜드 사상 처음으로 4인승 4도어 스포츠카인 ‘푸로산게’를 출시, 전 세계 슈퍼카 마니아들의 심장을 뛰게 만든 것.

페라리는 최근 전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푸로산게 테스트 드라이브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뉴질랜드 주요 지역을 각기 다른 테마와 콘셉트로 구성된 5가지 코스로 나눠 진행됐다. 이 가운데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4일까지 뉴질랜드 남섬에 위치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출발해 뉴질랜드 최고봉인 마운트 쿡을 경유, 퀸스타운까지 이어지는 루트(4그룹, 4코스)를 통해 푸로산게의 매력을 직접 체험했다.

‘푸로산게’ 4도어 및 트렁크를 오픈한 모습. 뉴질랜드(퀸스타운)=서재근 기자

투어 첫날 뉴질랜드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크라이스트처치에 위치한 더 메이페어 호텔에서 열린 사전 브리핑에서 페라리 관계자들이 던진 화두는 ‘여행’이었다.

페라리 경영진은 “그간 전 세계 주요 나라에서 주력 모델의 성능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시승행사를 진행해 왔지만, 이번 투어는 보여주고자 하는 지향점이 확실히 다르다”며 “페라리 고객들이 푸로산게를 타고 편안하고, 안락한 여행을 즐기실 수 있음을 알리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브랜드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6.5ℓ 자연흡기 12기통 엔진이 보여주는 초고성능을 뽐내는 것이 아닌 4인승 스포츠카가 선사하는 편안하고, 안락한 주행 감성을 만끽하기 위해 기획된 행사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는 페라리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더불어 넓은 공원과 강, 호수로 유명한 뉴질랜드를 행사 장소로 낙점한 이유이기도 하다.

크라이스트처치에 위치한 더 메이페어 호텔에 일렬로 주차된 ‘푸로산게’의 모습. 뉴질랜드(퀸스타운)=서재근 기자
‘푸로산게’의 측면(위부터 시계방향), 후면, 전면 모습. 뉴질랜드(퀸스타운)=서재근 기자

출발지인 호텔 앞에 다다르자 푸로산게 5대가 지금까지 봐 왔던 CUV(크로스오버차량),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는 사뭇 다른 실루엣을 뽐내며 시선을 빼앗았다. 기존 페라리 모델과 비교해 높은 차고를 갖췄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영락없는 ‘스포츠카’다.

통상적으로 2인승 스포츠카가 주인공인 시승행사에서 시승자들이 가져온 여행가방 등을 별도 다른 차에 싣는 것과 달리, 페라치 관계자들이 자신 있게 차량의 트렁크부터 열었다. 트렁크 공간은 큼지막한 여행가방 2개를 거뜬히 싣고도 백팩 2개 정도를 추가로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남았다.

‘푸로산게’ 트렁크에 여행 가방을 실고 있는 모습. 뉴질랜드(퀸스타운)=서재근 기자
‘푸로산게’ 트렁크 내부에 여향가방 2개가 실린 모습. 뉴질랜드(퀸스타운)=서재근 기자

4코스는 크게 두 가지 루트로 구성됐다. 먼저 크라이스트처치 서남쪽, ‘북유럽의 알프스’를 꼭 닮은 테카포 호수와 글로벌 아티스트 BTS가 다녀간 곳으로도 잘 알려진 아스트로 카페, 해발 3724m에 달하는 뉴질랜드 남부 알프스에 위치한 마운트 쿡까지 이어진 361㎞ 구간을 달렸다.

에메랄드빛 색을 띤 맑은 물을 품은 호수와 녹색 정상 옷을 입고, 끄트머리에 흰 눈 모자를 쓴 설산, 스티어링휠을 잡은 두 손을 간지럽히는 경쾌한 바람까지 시승 내내 수려한 자연경관이 쉼 없이 이어졌다.

눈과 귀, 코와 피부를 즐겁게 하는 것은 비단 자연경관뿐만이 아니다. 오르막과 내리막, 구불구불한 산길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도심 주행까지 액티비티 환경부터 일상까지 푸로산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코스 구성 역시 인상적이었다.

‘푸로산게’ 인테리어. 뉴질랜드(퀸스타운)=서재근 기자
‘푸로산게’를 타고 호숫가 주변 도로를 달리는 모습. 뉴질랜드(퀸스타운)=서재근 기자

스티어링휠 중앙 하단부에 터치식 버튼으로 바뀐 시동버튼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면, 맹수의 포효와 같은 강렬한 엔진사운드가 귀를 거쳐 가슴을 울린다. 푸로산게의 본질이 스포츠카라는 것을 새삼 다시 한번 상시시켜준다. 여기에 시속 80㎞ 이상의 속도로 주행할 때 차문틈 사이로 전해지는 12개의 실린더가 만들어내는 V12 엔진 사운드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오클랜드 웰링턴에 이어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 제랄딘을 지나자 청명한 하늘색과 에메랄드빛을 고스란히 담은 테카포 호수가 펼쳐졌다. 호수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산 정상에 있는 아스트로 카페까지 구불구불한 오르막길이 이어졌지만, 700마력을 훌쩍 넘는 푸로산게 안에서는 편안한 드라이브 코스일 뿐이었다.

푸로산게는 거리에 따라 달라지는 산의 명암 변화와 같이 길게 뻗은 직선 도로에서는 스포츠카 특유의 역동성을, 급격한 코너 구간에서는 49대 51의 중량배분으로 구현해 낸 편안한 주행감성을 선사하며 탑승자가 느끼는 감동을 한층 끌어올렸다.

호숫가에 주차된 ‘푸로산게’의 모습. 뉴질랜드(퀸스타운)=서재근 기자
크라운 레인지를 달리는 ‘푸로산게’의 모습. 뉴질랜드(퀸스타운)=서재근 기자

특히, 투어 두 번째 루트인 마운크 쿡을 빠져나와 최종 목적지인 퀸스타운까지 가는 261㎞ 구간에서는 푸로산게의 진가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뉴질랜드 남섬에서 가장 높은 도로인 크라운 레인지는 아찔한 오르막과 내리막길의 연속이었지만, 푸로산게의 강력한 파워트레인 앞에선 문제가 되지 않았다.

푸로산게의 엔진은 페라리의 65도의 실린더 뱅크각과 6.5ℓ의 용량, 드라이섬프 및 고압 직분사 방식 등 최신 12기통 아키텍처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V12 엔진 특유의 지속적인 출력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낮은 회전수(6250rpm)에서 최태토크(716Nm)를 발휘하도록 설계돼 어느 구간에서도 모자람 없는 스포츠카의 주행감성을 느낄 수 있다.

‘푸로산게’ 디지털 계기판. 뉴질랜드(퀸스타운)=서재근 기자
‘푸로산게’ 스티어링휠(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차체에 붙어 있는 페라리 엠블럼, 변속기, 타이어 휠, 박스형태의 키. 뉴질랜드(퀸스타운)=서재근 기자

동력성능 외에도 ‘페라리’라는 브랜드에선 아직 낯설게 느껴지는 애플 카플레이 기능을 비롯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와 차선 유지 보조(LKA), 페라리 최초로 가파른 내리막에서 운전자가 설정된 속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제어하는 내리막길 제어(HDC) 등 다양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도 눈여겨 볼만하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제네시스와 같은 브랜드들이 추구하는 ‘안락함’, ‘편리함’과 꼭닮아 있지는 않지만, 운전자의 피로도를 줄여주기엔 충분했다. 오로지 ‘달리기’에만 집중해 온 슈퍼카 브랜드가 보여주는 이 같은 변화는 주행 내내 반갑게만 느껴졌다.

이틀에 걸친 시승에서 푸로산게는 데일리카로서의 매력을 유감없이 뽐냈다. ‘시장 수요보다 한 대 덜 만들라’는 창업주 엔초 페라리의 경영 철학 아래 오늘날까지 아무에게나 허락하지 않았던 페라리 고유의 럭셔리는 이제 푸로산게의 탄생으로 고객 개인을 넘어 고객의 가족들이 함께 누릴 수 있는 브랜드 가치로 한 단계 진화했다.

린디스 패스 정상에 주차된 ‘푸로산게’의 모습. 뉴질랜드(퀸스타운)=서재근 기자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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