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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근하면 거지", "애 기죽을까 외제차 사" 성토한 딩크족들…근데 이게 누구 책임?
조앤 윌리엄스 미국 캘리포니아대 법대 명예교수가 EBS 다큐멘터리 ‘인구대기획 초저출생’에서 한국의 합계출산율(0.78명)을 듣고 양손으로 머리를 부여잡으며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라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EBS 캡처]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보건복지부가 7일 '무자녀 부부' 12명을 초대해 출산에 관한 의견을 청취했다. 저출산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정책과제를 발굴하기 위한 자리다. '무자녀 부부'들은 경쟁적인 사회 분위기를 저출산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한 참가자는 "돌잔치에서 아이가 걷는지부터 시작해서 학교와 직장까지 계속 비교하잖아요. 그 무한경쟁에 부모로서 참전할 자신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 성적은 곧 부모 성적표다. 지금은 학력 수준이 높아진 부모들 경쟁심이 더 심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참가자는 "오죽하면 개근하는 아이들을 여행을 못 가는 거라고 비하하는 '개근거지'라는 말까지 나왔겠어요"라고 한탄하며 "아이들끼리 비교하는 문화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아이를 학교에 태우고 갔을 때 아이 기가 죽을까봐 무리해서라도 외제차로 바꾼다는 부모들이 있다고 해 걱정이다"는 하소연도 나왔다.

한 참가자는 "차가 두세 대씩 있는 집들을 보다 보니 '우리도 세 대는 있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고, 다른 참가자는 "사람들이 비교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개인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기준치를 점점 높이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했다.

긴 근로 시간과 열악한 보육 환경 때문에 애를 갖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

백모 씨는 "맞벌이하는 부부인데 집에 오면 잠만 겨우 자고 주로 외식을 한다"며 "아이를 돌봐주지 못할 것 같은데 나를 원망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좋은 어린이집 찾기가 너무 힘들다", "야간근무나 교대근무라도 하면 아이를 아무 데도 맡길 수 없다"는 호소도 있었다.

행사를 주재한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자녀를 낳지 않겠다는 선택은 치열한 고민의 결과"라며 "저출산으로 우리나라가 서서히 끓는 냄비 속 개구리처럼 되지 않도록 참가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신속하게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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