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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봉 5천에 칼퇴도 보장합니다” 이래도 안 온다…인기 없어 서러운 소아과
[유튜브 삼성서울병원 캡처]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칼퇴합니다.”

내년 상반기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기피과들이 사활을 걸었다.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들은 유튜브, 홍보글 등을 게시하며 20대 의사들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노력했다.

그럼에도 기피과는 기피과였다. 빅5병원인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각각 소아청소년과와 응급의학과 전공의들 유치에 힘썼으나, 받아 든 성적표는 ‘미달’이었다.

[유튜브 삼성서울병원 캡처]

의료계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은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 앞서 유명 TV프로그램을 본뜬 ‘전지적 전공의 시점 feat. 소아청소년과’ 영상을 병원 유튜브에 게시했다.

해당 영상에 출연한 삼성서울병원 소속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들은 ‘워라벨’을 수차례 강조했다. 지난 2015년 제정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전공의법)은 주당 80시간을 초과해 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임상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삼성서울병원 소속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들은 “오전 7시에 출근해 오후 5시까지 일하고, 칼퇴합니다. 진짜”라고 강조했는데,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대한전공의협의회가 공개한 ‘전국 전공의 수련병원 평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 전공의는 세후 369만7000원(2018년 기준)을 받는다. 연봉으로 치면 약 5160만원을 받는 셈이고, 시기 등을 고려했을 때 내년부터 일할 전공의 연봉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지원은 여의치 않았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는 정원 9명에 지원 7명에 그쳤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가 게시한 전공의 모집글. [인터넷 캡처]

정공법을 택한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도 쓴맛을 다셨다. 비슷한 시기 ‘진정한 중환자를 만나고 싶은가’라는 홍보글을 게시한 바 있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는 “4년 동안 그만두고 싶은 일도 많을 것이고, 환자를 보다가 지치는 일도 무수히 많을 것”이라며 “빠르고 쉬운 길을 가려한다면 다른 병원이 더 맞을 수 있다”고 알렸다.

이어 “(서울아산병원은) 빅5병원 중에서도 가장 높은 중증도를 자랑하는 응급실”이라며 “중환(중환자)의 바다가 무엇인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는 정원 5명에 지원 3명이었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백약이 무효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의료계 관계자는 “홍보글부터 유튜브, 한우 사준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며 “필수진료과 미달 사태에 대해서 정부가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놔야한다”고 꼬집었다.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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