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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병변 환자 항문에 위생패드 집어넣은 간병인 징역형
환자 몸 속에서 나온 위생패드 조각.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요양병원에서 자신이 돌보던 뇌병변 환자의 항문에 위생패드 조각을 여러 차례 집어 넣은 60대 간병인이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4단독 안희길 판사는 7일 선고 공판에서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중국 국적 간병인 A(68)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고, 10년간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법원은 요양병원 시설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장애인복지법 위반)로 A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병원장 B(56)씨에게는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안 판사는 "(A씨는) 간병인의 의무를 저버리고 피해자가 거동과 의사 표현이 불가능한 점을 이용해 비인간적인 방법으로 학대하고 다치게 했다"며 "죄질이 매우 나쁘고 죄책이 무거운 데다 피해자 가족들의 용서도 받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의 항문에서 위생 패드를 발견하고 끄집어내야 했던 가족은 매우 큰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면서도 "A씨가 국내에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B씨와 관련해서는 "학대 당할 우려가 있는 피해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이런 결과가 발생했다"며 "A씨가 24시간 요양병원에서 상주하고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월 23일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4년과 벌금 3000만원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 4월 말부터 약 2주간 인천시 남동구 모 요양병원에서 뇌병변 환자 C(64)씨의 항문에 여러 차례에 걸쳐 위생 패드 10장을 집어넣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병상에 까는 패드를 가로·세로 약 25㎝ 크기의 사각형 모양으로 잘라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C씨가 묽은 변을 봐서 기저귀를 자주 갈아야 했다"며 "변 처리를 쉽게 하려고 패드 조각을 항문에 넣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C씨 가족들에 따르면 C씨는 A씨의 범행으로 항문 열창과 배변 기능 장애를 앓게 됐으며, 병세가 악화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가족 측은 지난 5월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호소 글에서 "저희가 모시러 가지 않았다면 장 궤사는 물론 파열로까지 이어졌을 것"이라며 "아버지가 얼마나 괴로우셨을지 가슴이 찢어진다"고 울분을 토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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