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우리아이 키 너무 작나?’… 성장호르몬 처방 5년새 2배 급증
국립대병원 성장호르몬 처방 104% 증가… 비급여 환자는 79% 증가
한 병원은 139억 벌기도… “성장호르몬 처방 무분별·정부 실태조사 해야”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박지영·정목희 기자] 성장 장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국립대병원에서 성장호르몬을 비급여로 처방 받는 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립대병원이 벌어 들인 수익도 수십억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15개 국립대병원의 청소년 성장호르몬 치료 현황’에 따르면, 비급여로 성장호르몬을 처방 받은 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립대병원의 수익도 매년 증가했다. 한 국립대병원은 5년 간 비급여 성장호르몬 처방으로 100억 이상을 번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국립대병원에서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은 청소년 환자는 매년 증가해 최근 5년 사이 10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4191명 ▷2019년 5155명 ▷2020년 6196명 ▷2021년 7596명 ▷2022년 8559명 순이다.

자비로 성장호르몬을 처방받은 비급여 환자는 5년 사이 79% 증가했다. ▷2018년 2053명 ▷2019년 2349명 ▷2020년 2650명 ▷2021년 3105명 ▷2022년 3674명 순이다. 건강보험에서 의료비를 지원받아 성장호르몬제를 맞은 아이들은 2018년 2138명 2022년 4885명으로 5년 새 128.5% 급증했다.

성장호르몬을 비급여로 처방받은 환자로 인해 국립대병원이 벌어들인 수익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A 국립대병원은 5년간 139억7000만원 가량을 벌었다. 지역의 B 국립대병원은 52억8800만원 가량을 벌어들였다. 지역의 C 국립대병원은 약 49억9800만원을 벌었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또래보다 10cm 이상 작거나, 3~10세 어린이가 1년에 4cm 이상 자라지 않는 등 성장 장애가 의심되는 경우 정밀검사 후 진단을 받고 건강보험 급여 처방을 받는다. 비급여 처방은 건강보험에서 진료비 혜택을 받지 못한다. 약값과 진료비 모두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학과 의사회장은 “사회적으로 키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며 “유전 질환이 없고 정상 범위에 해당되더라도 아이가 조금 작다 싶으면 보험 적용 없이도 많이 치료를 받게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관계자는 “키가 또래 중에서 하위 3%에 속하지 않을 정도로 작은 경우를 ‘특발성 저신장증’으로 정의하는데, 저신장증 질환이 없는 경우 성장호르몬 치료를 했을 때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라며 “국외 가이드라인에서도 허가 범위가 아닌 환자가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는 것을 권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국립대병원은 성장호르몬제를 민간병원보다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병원은 그렇지 않았다”며 “성장호르몬제가 무분별하게 사용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go@heraldcorp.com
mokiya@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