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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자기 열흘새 주가 31% 급등”…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정보누수 있었나 [투자360]
한국타이어家 ‘형제의 난’ 2년여만에 재발
공개매수 발표 전 10거래일간 주가 30.99% 상승
선매수 인한 시장교란, 금감원 조사 착수
사전정보활용 확인시 불공정거래 제재 가능
한국앤컴퍼니그룹 본사 전경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고문과 차녀인 조희원 씨가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한국앤컴퍼니의 주식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한국타이어가(家)의 ‘형제의 난’이 2년여만에 재발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공개매수 발표 전인 지난주부터 한국앤컴퍼니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을 두고 선행매매를 통한 자본시장 교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한국앤컴퍼니의 주식 공개매수 과정에서 선행매매가 있었는지 여부를 살펴보기로 했다. 사전 정보에 따른 유입으로 확인되면 불공정거래로 판단, 금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6일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전 거래량이 평소보다 많이 늘어났다"며 "어떤 계좌가 매수했는지, 문제가 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MBK파트너스는 오는 24일까지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단가는 주당 2만원이며, 총 발행주식수의 최소 20.35%에서 최대 27.32%를 매입한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공시 이후 주가는 급등해 상한가인 2만1850원으로 마감했다. 공개매수 발표 당일에 이미 공개매수 목표가인 2만원을 넘어선 것이다.

이번 발표로 주가가 크게 뛴 것은 이해할 만한 부분이지만, 공시 전 전부터 주가가 큰 폭의 상승 움직임을 보였다는 것에 대해서는 합리적 의심의 잣대를 들이대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런 분위기 속 금감원이 조사에 나선 것이다.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공개매수 발표가 있기 전날까지 10거래일 간 30.99%가 급등했다. 1만2840원으로 마감한 지난달 20일 이후 꾸준한 상승이 이어졌고, 공개매수 공시 전날인 4일 종가는 1만6820원을 기록했다. 지난 1일에는 5.5%, 4일에는 9% 수준의 변동이 있기도 했다. 같은 기간 동안 한국앤컴퍼니의 주요 사업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가는 큰 변동세를 보이지 않았다.

공시 전 거래량도 급등했다. 지난달 24일까지 10만주를 넘지 않는 수준이었으나 주가가 본격 상승한 27일 23만주를 넘어섰고, 이후에도 꾸준히 증가해 1일에는 57만4000주, 4일에는 59만5000주까지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이 기간 중 올린 가격에 거래가 체결될 때마다 거래량이 동시에 증가하는 패턴이 나타났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공시가 있기 전 정보가 누출됐고, 공개매수가가 2만원이라는 걸 파악한 세력들이 선행매매로 사전에 물량을 확보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조현범 회장의 한국앤컴퍼니 지분율이 42.03%에 달해 다른 자녀들이 공개매수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현재 시장에 풀린 한국앤컴퍼니 지분은 약 27% 정도다. 다만 이를 대부분 매수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한국앤컴퍼니의 주가가 경영권 분쟁 재발 소식에 조 고문 등이 제시한 공개 매수 가격 2만원을 넘어서 일반 주주들이 조 고문과 MBK파트너스에 주식을 팔 유인도 사라진 상태다.

만약 조 회장이 공개매수 가격을 올려 지분을 8%가량만 더 확보해도 지분율은 과반이 넘어가 안정적인 경영권 방어가 가능하다. 이 같은 ‘대항 공개매수’ 대신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경영권 방어에 나설 수도 있다.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는 조 고문 측이 사모펀드와 손잡고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것을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로 보고 방어하겠다는 입장이다. 조 고문 측이 내년 주주총회 등에서 계속 경영권을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조 회장의 추가 주식 매수 가능성도 거론된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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