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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흉강경 수술 환자 통증 관리…새로운 치료법 나왔다
흉강경 수술 회복 핵심, 통증의 효율적 관리
카테터 사용 국소마취제, 흉막 유착 등 한계
국소마취제 사용 8분의 1 감소↓ 등 효과
전재현(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성용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흉부외과 교수, 김관민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국내 의료진이 흉강경(VATS)을 이용해 폐 절제술을 시행한 환자의 수술 후 통증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통증치료법을 공개했다. 온도감음성 고분자 젤과 국소마취제를 혼합해 주사형태로 도포하는 식이다.

온도감응성 고분자 젤은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물질이다. 온도에 따라 물성이 변화하는 특징을 가져서 상온에서는 쉽게 주사할 수 있는 형태이고, 체온에서는 점도가 높은 겔 형태로 바뀐다. 수술 절개 부위에 이를 도포하면 약물이 72시간 동안 서서히 방출되는 원리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전재현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성용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흉부외과 교수 등 연구팀이 온도감응성 젤과 국소마취제를 혼합한 새로운 통증 치료제의 통증 조절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6일 밝혔다. 해당 연구는 미국흉부외과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최신호에 보고됐다.

흉강경 수술은 가슴에 약 1~2cm 정도의 작은 구멍을 몇 군데 뚫고, 기구를 삽입해 수술하는 방법이다. 이 수술법은 가슴을 절개하고 갈비뼈(늑골)를 벌리는 개흉술 대비 절개 범위가 작다. 이에 통증과 합병증이 적고, 회복속도가 빨라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이 수술에서는 통증 관리가 핵심이다. 흉강경을 이용해 폐를 절제한다고 해도, 늑골 근처에 위치한 촘촘한 신경망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호흡이나 기침을 어렵게 하는 지속적인 통증은 발생하는 이유다. 이는 다양한 심폐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전경.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연구팀은 흉강경을 이용한 폐절제술을 시행하는 총 90명의 환자를 무작위 배정(실험군 45명, 대조군 45명)해 연구를 진행했다. 온도감응성 고분자(Poloxamer 407) 기반의 젤과 국소마취제를 혼합한 후 흉강경 수술 환자에게 주사형태로 도포했을 때 ▷국소마취제의 사용량 ▷자가통증치료제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사용량 ▷구제약물(데메롤, 마약성 진통제) 의존 정도 등을 카테터 삽입 투여 대조군과 비교했다.

연구 결과, 국소마취제 사용량은 대조군 대비 약 8분의 1로 적었지만, 통증조절 효과에는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 또한 수술 후 72시간 동안 펜타닐의 사용량과 구제약물 의존 정도가 비슷했고, 오히려 48시간 내 구제약물 사용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기존 의료 현장에서는 수술 부위에 가느다란 카테터(Catheter)를 삽입해 국소 마취제를 투여하는 방법을 주로 활용해왔다. 하지만 폐를 둘러싼 얇은 막인 흉막의 유착이 심해 카테터를 삽입할 공간을 확보할 수 없는 경우에 사용할 수 없고, 출혈 합병증 및 상처 주변으로의 약물 누출 가능성도 있다.

전 교수는 “적용 부위나 방법에 따라 조금씩은 다를 수 있겠으나 이 치료법은 사용 편의성이 매우 높아 간편하게 환자의 수술 후 통증을 관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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