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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안해 두통 사요”…요소수 대란 우려감↑ 가격 두 배 올린 곳도
9월에도 대란 있었는데…
생계 걸린 트럭 차주부터 불안감↑
서울의 한 주유소에 요소수 약 50여 개가 쌓여있는 모습. 박지영 기자.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3개월에 한 번씩 10ℓ짜리 요소수 한 통을 넣어야 되는데 2개를 미리 샀어요. 요소수 대란이 올 수도 있을 거 같아서요. 작년처럼 아예 없어지면 일을 못하잖아요.”

현대자동차의 포터 2를 모는 강모(60) 씨는 서울시 도봉구의 한 주유소에서 10ℓ짜리 요소수를 구매하며 이렇게 말했다. 중국 세관이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요소 통관을 막고, 중국 비료 업계가 내년 1분기까지 요소 수출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제2의 요소수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다. 트럭 차주 등 요소수에 생계가 달린 시민들은 불안감을 내비쳤다.

서울 시내 주유소 5곳을 돌아보니, 여유분을 구매하려는 차주들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현대 마이티 트럭 사다리차를 모는 A(43) 씨는 주유를 하러 들린 주유소에서 10ℓ 요소수 한 통을 여유분으로 구매했다. A 씨는 “10ℓ 요소수 한 통을 사면 2~3주 만에 끝난다”며 “이미 여유분은 2~3통 구비해놨고, 혹시 몰라서 한 통 더 구매한 것”이라고 했다.

스타렉스를 모는 신모(65) 씨는 10ℓ짜리 요소수를 10통 구비해 놨다고 했다. 신씨는 “10ℓ 요소수를 한 달이면 다 쓰는데, 요소수가 없으면 생업에 지장이 있다”며 “재작년 대란 났을 때 10ℓ에 5만원까지 올라가는 걸 보면서 작년에 10ℓ들이 개당 1만2000원 정도를 주고 미리 사놨다”고 했다.

주유소에서도 차주들의 불안감이 감지됐다. 주유소 직원 권모(57) 씨는 “엊그저께부터 1개 살 거 2개 사는 차주들이 늘었다”면서 “보통 때는 한 2~3개 정도, 아예 안 나갈 때도 있는데 어제 오전만 해도 10ℓ 16000원짜리 요소수가 5~10개 정도 나갔다”고 했다. 또 다른 주유소 사장인 50대 초반 손모 씨는 “요소수가 모자랄 것 같으면 1인당 1개씩 제한을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온라인 쇼핑몰에 요소수 재고 수급량이 부족해 구매제한을 두고 있다는 공지문이 올라와 있다. [온라인 쇼핑몰 캡처]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벌써부터 가격이 2배 이상 훅 뛰기도 했다. 요소수를 파는 한 온라인 쇼핑몰 업체는 한 때 유록스 브랜드의 요소수 10ℓ 한 통에 7만5000원 선에 팔았다.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은 “요소수 대란 기사로 인해 재고가 빠르게 소진된 상태”라며 “현재는 소량만 입고되고 있고, 입고단가도 인상되면서 판매단가 변동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공지문을 올리기도 했다.

버스·화물차 발 묶일 수도…버스 업계 “요소수 부족 상황 대비 중”

버스 업계에서는 요소수 대란을 준비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요소수를 사용하는 차량 140여 대를 운용하고 있는 서울의 B 운수회사는 9000~1만ℓ까지 보유량을 늘렸다고 한다. B사는 “지난주에 4000ℓ를 들여와서 지금 5000ℓ가량을 보유하고 있는데, 어제 4000ℓ를 추가로 더 주문해 이번 주 안에 더 공급받으려고 한다”고 했다.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요소수를 사용하는 버스를 가진 운수업체가 22곳 정도, 서울 시내 총 845대 있다”며 “만약 요소수를 못 구하면 845대가 못 움직이는 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운수업체들이 1~2개월 치는 가지고 있는데, 세 달 이후에도 수급이 어려워지면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운수업체별로 잔고가 어느 정도 되는지 현황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했다.

최근 중국 세관이 한국으로의 요소 수출 통관을 돌연 보류한 가운데 4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주유소에 사용 후 빈 요소수 통이 놓여있다. [연합]

다만 상황을 일단 지켜보자는 의견도 있다. 전국화물자동차운송연합회는 “일부 지역에서 사재기를 조금씩 하는 움직임은 있지만 요소수 부족으로 인해 차량 운행이 중단되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아직 피해를 보고 받은 바는 없고, 재작년 요소수가 부족했을 때 매점매석이 문제가 됐기 때문에, 지역별 협회를 통해 동향 파악을 하고, 사재기 움직임이 보이면 주무부처에 보고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 화물운송업체 대표 30대 후반 C씨도 “요소수가 위태위태한 건 작년이었고, 올해 9월에도 수급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시끌시끌했는데 무난히 넘어간 만큼 지금 시기도 무난하게 통과할 거라고 본다”고 했다. C씨는 “재작년 파동 이후 화물차주들이 한두 달은 버틸 수 있는 10ℓ짜리 100개들이 요소수 한 파레트씩은 항상 비축해 놓는다”면서 “하지만 한 파레트를 언제까지 비축하고 있어야 되냐는 불만은 있다”고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2021년 요소수 사태에서는 물량이 적은 게 문제였는데, 지금은 재고가 안정적으로 확보되어 있고 현재 생산하고 유통하는 기업도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며 “정부도 안정적으로 요소수를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불안심리로 인해서 가수요를 불러일으키기보다는 합리적인 소비활동이 더 바람직하다. 차분하게 대응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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