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자친구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한 여대생 줄리아 체케틴.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전 남자친구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한 이탈리아 여대생 줄리아 체케틴(22)의 장례식이 5일(현지시간) 그의 고향 이탈리아 동북부 파도바에서 엄수됐다.

이날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명문 파도바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체케틴은 지난달 전 남자친구이자 학과 동기인 필리포 투레타에게 살해당했다. 부검결과 체케틴의 얼굴과 목 등에서 20군데 이상의 자상이 발견됐다.

[AFP=연합]

체케틴의 죽음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열린 이날 장례식을 위해 1만 명의 추모객이 몰렸다. 이날 장례식은 TV로도 생중계 됐다. 장례식은 파도바의 산타 주스티나 대성당 안에서 가족과 친척, 친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장례식이 열린 파도바의 산타 주스티나 대성당 광장에서는 추모객 다수가 여성 폭력에 침묵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현으로 종과 열쇠를 흔들고 빨간 리본을 옷깃에 달았다.

보도에 따르면, 체케틴을 살해한 투레타는 그가 자신보다 먼저 졸업한다는 사실에 분개해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투레타는 범행 직후 독일로 도주했다가 현지 경찰에 검거돼 이탈리아로 송환됐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투레타는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이탈리아 전국의 대학은 이날 장례식이 끝난 오후 2시까지 모든 수업을 중단했다. 자이아 베네토 주지사는 이 지역에 애도의 날을 선포하고 청사에 조의를 표하는 반기를 게양했다.

정치권 역시 체케틴의 죽음에 주목하고 있다. 이탈리아 최초의 여성 총리인 조르자 멜로니는 이날 페이스북에 “여성은 혼자가 아니다”라며 폭력이나 스토킹 피해자를 위한 콜센터 번호를 안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