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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00시간 구동에도 방전 없다” 차세대 ‘레독스 플로 전지’ 상용화 활짝
-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안전·성능 다잡은 ‘레독스 플로 전지’ 기술 개발
에너지저장장치(ESS).[123RF]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화재위험과 수명을 동시에 잡은 ‘바나듐 레독스 플로 전지(VRFB)’의 성능을 크게 높일 새 분리막 기술을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서울서부센터 이영주 박사 연구팀이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이규태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독특한 특성을 갖는 이온성 액체를 담지한 다공성 고분자막을 이용, 자연방전 걱정없이 2800시간 이상 안정하면서도 기존 대비 30% 이상 높은 충·방전 효율을 보인 VRFB 분리막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최근 비가연성인 물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수성 배터리가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할 유력한 후보로 부상 중이다. 수성 배터리는 산화·환원에 관여하는 금속이온의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 중 VRFB가 현재 산업화에 가장 가까운 단계까지 연구 개발되고 있다.

VRFB는 전해질이 2개의 저장소에 분리돼 저장돼 있는 배터리다. 각 저장소에는 서로 다른 금속이온이 녹아 있어 양극과 음극이 접촉할 가능성이 없으며, 전해질이 물이기 때문에 화재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

하지만 VRFB는 분리막 소재로 많이 쓰였던 불소화 고분자 물질인 나피온은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바나듐 이온의 교차를 발생시켜, 자연방전이 빠르게 일어나 전지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바나듐의 투과성은 낮추면서도, 이온전도도와 전기화학적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분리막 소재로 이온성 액체를 사용했다. 연구팀은 이 액체를 다공성 고분자막에 담지한 후 막표면을 나피온으로 박막 코팅 처리하는 방법으로 분리막을 제조했다.

그 결과 이온성 액체 분리막 기술을 적용한 VRFB의 자연방전 시간이 2800시간 이상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나피온 분리막이 적용된 VRFB의 200시간 보다 14배 가량 향상된 수치다.

충·방전 효율도 개선됐다. 100회 충·방전시 98.8%의 쿨롱 효율을 유지했으며, 기존 나피온 분리막 대비 전지 용량도 30% 이상 높게 향상된 점에서 VRFB의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린 의미가 있다.

이영주(왼쪽) KBSI 박사와 이규태 서울대 교수.[KBSI 제공]

이를 통해 향후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대규모 전력 수급 및 신재생 에너지 보급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영주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이온의 투과도와 전도성을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분리막 기술을 레독스 플로 전지에 적용한 획기적 방법”이라며 “이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해 나가기 위한 신규 난연성 액체전해질 개발 등 후속 연구를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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