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서울 종로구 사직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40대 아내를 때려 숨지게 한 50대 변호사 A씨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는 1차 부검 소견에서 경부압박 질식과 저혈량 쇼크를 지목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5일 “지난 4일 저녁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미국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딴 후 국내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로 근무하다 사건 직후 퇴직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부친은 검사 출신의 전직 다선 국회의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한 둔기는 금속 재질의 막대”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현장에서 약 35cm 길이의 둔기를 발견했다. 한쪽은 플라스틱, 다른 한쪽은 쇠로 돼 있는 고양이 장난감의 일종으로 보인다.

국과수는 이날 숨진 아내에 대한 부검 1차 구두 소견을 밝혔다. 국과수는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과 저혈량 쇼크가 경합해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목 부위에 강한 압박이 강해지면서 심한 출혈 등으로 혈액량이 급격히 감소해 쇼크가 동반됐다는 것이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아내를 고양이 장난감으로 한 번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평소 금전문제 및 성격차이로 인한 가정불화로 인한 다툼 중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아내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직후 소방에 “아내가 머리를 다쳤다”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는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처치를 받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후 9시30분께 “부부싸움을 하다 때렸다”는 A씨의 진술을 확보해 A씨를 주거지에서 긴급체포한 바 있다.

경찰은 “약독물검사 등 최종 감정결과와 수사사항을 통해 사인을 판단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