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타이주 [헤럴드DB]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중국의 부패 적발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감찰 당국이 연말연시와 내년 춘제(설)을 앞두고 정부의 과도한 지출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최고 사정기관인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는 ‘중앙 8개항 규정’ 11주년을 맞아 전날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을 통해 경고했다.

8개항 규정이란 ▷조사 연구 방식 개선 ▷회의 간소화 ▷보고 문서 간소화 ▷경호 및 교통통제 자제 ▷원고·책 출간 엄격화 ▷해외출장 규범 준수 ▷근검절약 등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한 직후인 2012년 12월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를 소집하고 반부패 운동을 지시하면서 알린 공직자 핵심 규정이다.

기율위는 올해 1~10월 사치 금지 규정 위반 사례 약 8만건을 적발했으며 11만 4238명이 조사와 경고를 받았고, 그중 8만 96명이 당이나 행정직 징계를 받았다고 밝혔다.

기율위는 부패가 갈수록 새로운 형태를 띠게 돼 적발이 어려워지며 부패 사례의 반등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풍(관료주의, 형식주의, 향락주의, 사치풍조)’ 문제가 더 잘 은폐되고 변형되고 있어 정밀한 감독을 위해 더 많은 조사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들은 스마트폰의 에어드롭 기능을 통한 뇌물 수수 같은 신종 부패 수단, 강연료와 컨설팅 비용 과다 수수, 고가의 술·월병·담배 선물 등을 더욱 신중히 조사할 것이라 밝혔다.

알프레드 우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학원 교수는 SCMP에 기율위의 해당 경고는 간부들에게 경제를 살린다는 명분이나 회계연도 말에 불용 예산을 처리한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돈을 쓰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짚었다.

우 교수는 “중국 당국은 지방 정부에 국내총생산(GDP)이 부패나 사치를 통해 생성되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이는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지 못한 민간 기업에 피해를 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치품 단속에도 마오타이 같은 품목의 소비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마오타이는 중국에서 최고 명주로 통하며 국빈 만찬은 물론 결혼식과 취업·승진 등 각종 축하 행사에서 즐겨 마시는 고급 술이다. 특히 공무원 접대용 또는 뇌물로 많이 오가는 탓에 중국 당국의 반부패 사정 작업이 진행되면 소비가 많이 감소한다.

우 교수는 “그간 우리는 8개항 규정으로 공공분야에서 마오타이 소비가 감소할 때면 민간 분야 마오타이 소비가 증가하는 것을 봤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