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19일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마련된 추모 현장에서 시민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에서 네 명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한 ‘총기 난사’(mass shooting) 사건이 올 한해 동안 38건 발생해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총기 난사로 인해 사망한 사람의 숫자는 총격범을 제외한 피해자만 따졌을 때 모두 197명이라고 보도했다. 총상에도 살아남은 사람은 9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총 36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고치를 기록한 것보다 2건 더 늘어났다.

올해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들을 보면, 쇼핑몰이나 파티장 등 공공장소에서 발생한 사건은 10건에 그쳤고, 대다수는 주택이나 보호소에서 발생했다고 WP는 전했다. 이 중 19건은 별거한 연인이나 가족 구성원 등이 범인이었다. 이웃을 상대로 총기를 난사한 사건도 최소 3건으로 파악됐다.

앞서 WP는 AP 통신과 USA투데이, 노스이스턴대학이 집계한 데이터를 분석해 지난 2006년 이후 미국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현황을 추적해 왔다. 이에 따르면 2006년 이후 현재까지 미국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은 총 453건이다.

2018년까지 연평균 20건대 전후에 머물렀던 총기 난사 발생 건수는 2019년에 34건으로 늘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한 2020년에는 21건으로 잠시 줄었지만 이듬해부터는 다시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미국 메릴랜드대의 토머스 앱트 교수는 “총기 난사 증가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결과이지만, 총기를 손에 넣는 것이 갈수록 쉬워지는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노스이스턴대의 형사 및 행정법학 전문가 제임스 앨런 폭스 교수도 총기 난사는 미국에서 발생하는 총기 관련 폭력 사건의 극히 일부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사람의 수는 4만8000여명이며, 이 중 54%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졌다고 W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