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연대와 공생' 주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포럼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자신을 겨냥한 ‘출당 요구 청원’에 대해 “당에서 몰아내면 받아야지 어떻게 하겠느냐”라는 입장을 밝혔다. 연일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에 대한 비판을 내놓고 있는 이 전 대표가 당과 거리를 두고 신당 창당의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청원 동의가) 지금 7000명이 넘었다고 봤다. 몇 달 전에는 5만명 이상이 제명 청원을 했다”라며 출당 청원을 언급했다.

현재 민주당 홈페이지 내 국민응답센터에는 ‘이낙연 전대표 당내 통합에 장애물 출당요청’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있다. 이는 최근 당내 민주주의를 문제 삼으며 소위 ‘개딸’로 불리는 이 대표 강성 지지층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고 있는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시사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지난 3일 게시 된 해당 청원은 “이낙연은 민주당 당원들을 악성팬덤 개딸로 악마화 하여 당원들을 모욕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더 이상 악성팬덤정치가 있는 민주당에 있지 말고 떠나시길 바란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현재 1만5000명 이상의 당원 동의를 얻었다.

이 전 대표는 ‘몰아내주기를 바라는 것이냐’는 질문에 “바라기야 하겠느냐”라며 “그러나 당원들이 그렇게 하고 당이 결정한다면 따라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내년 총선 ‘신당 창당설’에 대해선 “당이 충분히 매력이 있고, 또 국민이 보시기에 신뢰할 만한 상태가 된다면 그런 얘기들이 잠재워질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생각을 먼저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제 개인의 무슨 공간을 찾고 있는 게 아니다. 대한민국 위기의 핵심이 정치적 위기에 있다”라면서도 “이 위기에 대한민국이 빠지지 않도록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골똘히 하고 있다”며 신당 창당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총선 정국에서의 민주당 내 역할론에 대해서도 “생각해본 적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는 전날 홍익표 원내대표가 같은 방송 인터뷰에서 “당연히 당으로서 역할을 드리는 것이 맞다”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이 전 대표는 “거듭 말씀드리지만 제 역할이나 직책에는 관심이 없다”라며 “국가를 위해서 이 시기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그것이 관심사 1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를 위한 역할을 당을 통해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요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