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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대사가 ‘쿠바 스파이’로 활동...40년 만에 정체 들통
쿠바는 “본부”, 미국은 “적”으로
어떤 임무 수행했는지는 명시 없어

4일(현지시간) 빅토르 마누엘 로차 전 볼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가 40년 넘게 쿠바 정부 비밀 요원으로 활동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진은 2001년 볼리비아서 대사 재직 당시 로차의 모습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미국 국무부에서 21년간 일하며 대사까지 지낸 전직 미국 외교관이 40년간 쿠바의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법무부가 빅토르 마누엘 로차(73) 전 볼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를 외국 정부의 요원으로 활동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로차 전 대사는 1981년 11월부터 2002년 8월까지 국무부에서 일했으며 주볼리비아 미국대사를 지낸 후 퇴직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로차 전 대사가 쿠바 총첩보국의 스파이였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공소장에는 로차가 적어도 198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쿠바 공산당 정부를 위해 비밀 요원으로 일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FBI 비밀수사관이 쿠바 요원으로 가장해 로차 전 대사에게 접근하면서 정체가 들통났다. FBI 수사관이 3차례 만남에서 녹취한 내용에 따르면 로차는 쿠바 총첩보국을 ‘본부(디렉시온)’, 미국을 ‘적’이라고 불렀다.

콜롬비아에서 태어난 로차는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도미니카 공화국, 온두라스, 멕시코의 최고위직과 워싱턴에 있는 국가안전보장회의 중남미 국가를 다루는 업무를 했다. 1995년부터 1997년까지 그는 쿠바 아바나의 스위스대사관 내에 개설된 미국 이익대표부의 부대표 역할도 했다. 이 기간 미국 정부의 기밀 정보에 계속 접근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이 밖에도 로차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미군 남부사령부를 위해 자문 역할을 해주면서 쿠바를 포함한 중남미 국가를 담당했다.

한편 공소장에는 로차가 쿠바 정부에 어떤 정보를 빼돌렸는지, 쿠바를 위해 어떤 임무를 수행했는지는 명시돼 있지 않았다.

매튜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4일 로차의 스파이 활동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어떤 피해를 줬는지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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