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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대안' 떠오른 동남아, 지난해 외국인투자 '역대 최대' 290조원
中은 올해 FDI 전년比 9.4% 감소

인도네시아 수랄라야 발전소. [사진=AF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중국의 대안 투자처로 떠오른 동남아시아에 외국인 투자가 몰리고 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4일 외신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2일 니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지난해 동남아 국가들이 유치한 외국인 직접투자(FDI) 총액은 2225억달러(약 290조원)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 개발도상국에 대한 FDI 규모는 6662억달러(약 868조원)로 전 세계 FDI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아시아 개발도상국 대상 외국인 직접투자 중에서도 동남아 국가에 대한 투자가 33.4%였다.

UNCTAD는 미중 관계가 악화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동남아 11개국의 FDI 유치액은 40% 급증해 중국과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를 앞질렀다고 밝혔다.

일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동아시아 경제연구소의 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의 중국에 대한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정책의 수혜를 입고 있다"며 "이들 국가는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미국과 중국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중립지대'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에 대한 미국의 첨단기술 수출 통제 등 미중 갈등 영향으로 중국은 FDI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 대(對)중국 FDI는 9870억1000만위안(약 18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줄었다.

특히 지난 9월 중국에 유입된 FDI는 728억위안(약 13조1000억원)에 그쳐 전년 동월 대비 34% 급감했다. 이는 월간 기준 2014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올해 3분기에는 중국 내 FDI 유입액보다 유출액이 118억달러(약 15조4000억원) 더 많아 1998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순유출을 기록했다.

여기에 앞서 중국에 투자했던 외국 기업은 물론 중국 기업들도 자국 내 생산라인을 인도와 동남아시아로 이전하면서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세계 아이폰의 80% 이상을 중국에서 생산해온 애플 협력업체 대만 폭스콘은 500억대만달러(약 2조770억원)를 투자해 인도 아이폰 제조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라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지난달 28일 전했다.

중국 자동차업체 지리(吉利)그룹은 말레이시아에 100억달러(약 13조원)를 투자해 자동차 생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푸젠성과 광둥성 등 중국 제조업 기지에 진출했던 많은 대만 기업도 코로나19 확산과 엄격한 방역 통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갈등 고조의 영향으로 중국 내 생산 라인을 동남아시아 국가로 이전해 이 지역 인력 고용시장이 타격을 받았다.

2014년부터 인도에 진출, 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한 샤오미 등 중국 휴대전화 업체들은 인도 당국으로부터 현지 제조·조립을 확대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UNCTAD는 "미국 기업들의 동남아 투자 확대는 중국 공급망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망을 다양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 기업들은 미국과 유럽 수출 유지를 위해 동남아에 진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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