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트잘한다 생각 안하는데 순위가 의외로 높아 나도 놀라
100m 이내 숏게임 보완주력…4발 안쪽 붙이는게 목표”
![]() |
매경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정찬민.[KPGA 제공] |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국내 남자골프 최고의 장타자 정찬민에게 2023년은 영광과 고난이 엇갈렸던 해로 남을 것 같다.
5월 KPGA선수들이 가장 우승하고 싶어하는 대회 중 하나인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화끈한 장타로 난코스를 공략한 정찬민은 생애 첫 우승을 거뒀다. 신인왕을 노렸던 2022년 3위에 그쳤던 아쉬움을 한방에 털어낼 수 있는 값진 우승이었다. 이어 열린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도 7위에 올라 많은 골프팬들은 ‘드디어 정찬민이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구나’라며 응원과 기대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불행히도 어깨 부상이 덮치면서 10월이 끝날 때까지 톱10에 이름을 한번도 올리지 못했다. 괴로웠다.
![]() |
수염을 길러 개성있는 인상의 정찬민. 그의 드라이버샷은 프로들도 놀랄만큼 파워풀하다.[KPGA 제공] |
그러나 11월 열린 골프존-도레이오픈에서 연장 끝에 베테랑 강경남을 누르고 두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4라운드 막판, 연장 첫 홀까지도 강경남이 우승에 더 근접했지만 승리의 여신은 정찬민의 손을 들어줬다. 이 우승은 정찬민의 가슴 한켠을 무겁게 눌러왔던 마음 속의 짐을 덜어내게 해주었다. 기쁨과 좌절이 교차했던 2023시즌을 마친 정찬민은 부산에서 맹연습을 마치고 LIV골프 대회 출전을 위해 아부다비로 출국했다. 출국 전 전화인터뷰를 통해 정찬민의 근황을 들어봤다.
-올해 2승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본인은 어떻게 평가하나.
▶전체적으로 좋게 볼 수도, 안 좋게 볼 수도 있는 것 같다. 우승하고 톱10 흐름 좋았는데 몸이 안 좋아서 성적이 안 나온 것은 아쉬웠고, 어려운 고비를 넘어 2승이 나온 것은 고마운 일이다.
-큰 대회고 까다로운 코스로 유명한 매경오픈 첫 승, 역전이 쉽지 않았던 도레이 오픈 중 어떤 대회가 더 기억에 남나.
▶아무래도 첫 우승인 매경오픈 우승이 컸다.
-올해 부상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정확히 어떤 부상인가.
▶왼쪽 어깨 회전근개 염증이 생겨 치료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쉬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계속 힘들게 경기를 치렀다. 지금은 70%정도 상태고 웨이트로 추스르고 있다.
![]() |
정찬민의 내년 목표는 미 PGA투어 도전이다.[CJ 제공] |
-한국의 디섐보, 코리안 헐크, 정람(정찬민+존 람) 등 별명도 많고 인기도 많다.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누구인가.
▶존 람이다. 공격적일 때 공격적이고 인내해야할 때는 인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래서 ‘정람’이라는 별명이 마음에 든다(웃음). 그렇지만 팬들이 불러주시는 별명이 많은 것도 나쁘지 않다.
-지난해 장타 1위, 올해는 2위였지만 페어웨이 적중률은 2년 연속 최하위였다. 어떻게 생각하나
▶내 드라이버가 떨어지는 거리 정도에서 페어웨이가 좁아지는데 올시즌에는 크게 의식하지 않고 쳤다. 내년에는 조금 신경을 써서 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 |
두번째 우승을 차지한 골프존 도레이 오픈을 통해 정찬민은 마음의 짐을 덜어냈다고 밝혔다.[KPGA 제공] |
-아마추어들은 장타에 로망이 있는데 장타를 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나.
▶코어의 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윙 힘을 받쳐줘야 한다. 골프 연습 외에 집에서 브릿지나 플랭크 연습을 많이 하시면 도움이 될 것이다.
-퍼트 정확성이 상당히 높아 인상적이었다. 자신만의 비결이 있나.
▶(웃음) 중요한 순간에 놓쳤던 기억에 많아서 그런가 퍼트가 괜찮다는 생각을 별로 안했는데 순위를 보니 6위더라. 하하하.
-요즘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데 훈련 루틴은 어떤가
▶8시반쯤 일어나 9시에 나와서 몸을 풀고 퍼터를 두 시간 정도 하고, 점심 먹고 다시 퍼터를 하고 4시쯤 코스 훈련, 6시반~7시 정도 되가지고 마음에 안들었던 부분이 있으면 다시 점검한다. 저녁을 먹고 웨이트를 40~50분 정도 한다.
-즐겨먹는 음식은 어떤 종류인가.
▶원래 양식을 좋아한다. 그런데 최근 일식에 눈을 떠서 초밥을 자주 찾는다.
-KPGA 2시즌을 돌이켰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샷을 하나 꼽는다면.
▶2개를 꼽고 싶다. 매경오픈 파이널(3라운드) 4번홀 칩인 이글과 골프존 도레이오픈 4라운드 8번홀(파3) 플롭샷 버디다.
-자신의 골프클럽 중에서 절대 바꾸지 않을 것 하나를 꼽는다면.
▶드라이버다. 샤프트가 텐센이 8tx에 로프트 7도다. 캐리 290m에 런 10m 정도 보고 친다.
-내년 개막 때까지 스케줄은 어떻게 되나.
▶12월 UAE에서 열리는 LIV골프대회와 사우디에서 열리는 아시안투어에 대비해 연습중이다. 또 내년 시즌에 대비해서는 100m 이내 숏게임과 퍼트를 가다듬을 생각이다. 100m 이내 어프로치는 4발 안쪽에 붙이려고 한다. 1월부터는 베트남에서 훈련할 예정이다.
-KPGA 투어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또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
▶뛰는 동안 좋은 경기를 하겠다는 생각이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미국 PGA 진출이다. 내년 9월 Q스쿨에 도전한다. CJ컵에 나가서 PGA선수들하고 경쟁해봤는데 그 선수들도 내 비거리에 놀라기도 하더라. 숏게임을 보완하면 해볼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withyj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