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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러다 아예 사라진다” 추억의 장난감 대명사 ‘손오공’, 무슨일이
손오공에서 만든 장난감[손오공 공식유튜브 갈무리]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장난감 만들다가, 2차전지 사업을 한다니…, 가능해?”

국내 최대 장난감 회사, 손오공이 신사업을 추진한다. 그런데 그 분야가 다름아닌 2차전지다. 저출산에 휘청이고 중국산에 밀리면서 손오공은 최근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에선 손오공이 2차전지 사업에 뛰어드는 것도 완구산업으론 더는 버틸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손오공은 최근 임시 주주총회 열고 대표이사 변경 및 신규 사업에 대해 결의한 내용을 공시했다.

대표이사 변경에 따라 기존 김종완 대표가 물러나고 임범진, 최원식 신임 이사가 각자 대표로 선임됐다. 임 대표는 최대주주인 컨설팅회사 에이치투파트너스 측 인물로 지분 8.2% 보유하고 있는 특수관계인이다.

최 대표 역시 최대주주 측 회사인 제이씨앤피 대표를 맡고 있다. 이 밖에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된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모두 에이치투파트너스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러난 김종완 대표는 완구, 게임 사업을 총괄하기로 했다.

차세대 이차전지 연구 장면.[헤럴드DB]

눈에 띄는 건 주주총회를 통해 발표한 신규 사업이다. 손오공은 신규 사업 목적에 ▷이차전지(2차전지) 소재제조·수출입업·판매업 ·유통업 ▷연료전기·부품제조·수출입업·판매업·유통업 ▷배터리 소재 개발·제조·수출입업·판매업·유통업 ▷온실가스 처리기기 플랜트 제조 수출입업·판매업·유통업 ▷휘발성유기화합물 처리기기 및 플랜트 제조, 수출입업, 판매업 및 유통업 ▷산업용, 영업용, 가정용 에너지절약기기 제조, 수출입업, 판매업 및 유통업 등을 추가했다.

회사는 완구 사업만으로는 지금의 경영 상황을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손오공은 올 3분기까지 376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전년 같은 기간(461억원)에 비해 90억원이 줄었다. 누적 영업적자는 56억원으로 전년(33억원) 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회사는 지난 해 660억원 매출에 6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출산의 영향 등으로 장난감 수요가 줄면서 완구 업계 상황이 좋지 않다”며 “국내 대표 완구 기업인 손오공도 지난 해에 이어 올 해도 영업적자를 내고 있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창신동 문구완구 거리[헤럴드DB]

손오공의 변화는 이미 몇 달 전부터 감지됐다. 손오공을 창업한 최신규 회장은 미국 글로벌 완구업체 마텔에 지분을 넘겼고 이후 김종완 대표가 최대주주가 됐다. 하지만 김 대표 역시 지난 8월 자신이 보유한 회사 지분 6.22%를 에이치투파트너스에 88억원에 팔았다.

김 대표의 주식 양도 소식에 손오공이 완구 사업을 접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김 대표는 2007년부터 손오공 대표이사를 맡으며 회사를 이끌어 온 인물이다.

김 대표는 지분을 에이치투파트너스에 판 이후에도 대표직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번 대표이사 교체로 회사가 완구 사업에 더 이상 힘을 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바뀐 최대주주는 완구, 게임, PC방 사업만으로는 미래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다만 완구 업체가 어떻게 2차전지와 같은 사업을 하겠다는건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신사업 추진 전략 발표에도 주가는 큰 변동이 없다. 손오공 주가는 1일 현재 2400원대에 머물고 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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