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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든걸스’ 여기까지 왔으니 욕심 조금 더 내자[서병기 연예톡톡]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KBS2 ‘골든걸스’의 인순이, 박미경, 신효범, 이은미가 용기 있는 도전과 쉼 없는 노력을 통해 고품격 하모니의 첫 쇼케이스 무대를 성공시켰다.

34~46년동안 혼자(인순이는 제외) 노래를 불러온 솔리스트 4명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과정과 지난한 춤 동작 연습을 통해 소울풀한 걸그룹으로 탄생됐다. 춤을 익히는데 유독 힘들어했던 이은미는 "즐거움과 민망함 사이에서 팽팽한 외줄타기를 했다"면서 "몸을 움직이는 것에 즐거움이 있구나 하는 걸 알게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 ‘골든걸스’의 데뷔곡 ‘One Last Time’이 베일을 벗었고 환호를 받았다. 박진영은 “누나들을 생각하며 만든 곡”이라고 했다.

아직 늙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도전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골든걸스’가 왜 인기가 있는 것 같으냐고 묻자 인순이는 “뭔가 만들어지지 않았고, 연령층도 있는데 도전하는 모습이 좋아서인 것 같다”고 했고, 박미경은 “나이도 있고 외모는 늙었지만 마음은 영(young)하다. 그걸 고스란히 표현해 사람들이 공감해주시는 것 같다”고 했다.

맞다. 젊은이들도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을 것 같다. 그들은 KBS '뮤직뱅크'를 시작으로 음악 방송에 나갈 것이고, '골든걸스'라는 이름으로 콘서트도 열 계획이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욕심을 조금 더 냈으면 좋겠다. 이 과정을 계속 돌리는 건 아깝다. '댄스가수유랑단'도 그렇게 해서 초반보다 후반의 임팩트가 약화됐다. 이미 K팝 전문가들이 데뷔곡을 미리 보고 내린 평가(4회)중 라도는 "소울을 통한 보컬들의 하모니가 좋다"면서 "하지만 박자가 좀 밀린다. 지루한 면이 있었다"고 골든걸스의 장단점을 밝힌 바 있다.

그들은 파격을 보여주는 것을 성공했을 뿐이다. 이제 새로운 음악과 그것을 소화하는 '톤 앤 매너'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이들 각자가 모두 K팝 무형문화재급이 아닌가.

그들은 이번 방송에서 1단계로 혼자 걸그룹 노래를 불렀다. 인순이가 뉴진스의 ‘하입보이’를, 이은미가 청하의 ‘벌써 12시’를 불렀다. 신효범은 트와이스의 ‘Feel special’을 불렀고, 박미경은 아이브의 중독성 있는 노래 ‘I AM’을 불렀다. 그러다 2인조로 '트윙클'(미미시스터즈-박미경과 이은미)과 '터치 마이 바디'(신인시스터즈-인순이와 신효범)을 불렀다.

그리고 데뷔곡을 내기 직전 네 명이 함께 부른 곡은 박진영이 작곡한 미스A의 'Good-bye Baby'였다.

아이돌 음악은 하루가 지나면 트렌드가 바뀐다. 미스A의 'Good-bye Baby'는 무려 12년전인 2011년 노래다. 골든걸스가 지금까지 부른 노래들이 '올드'하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좀 더 트렌디하고 핫한 노래에도 도전했으면 좋겠다. 굳이 최신곡이 아니어도 된다. 아카펠라가 있는 데뷔곡 ‘One Last Time’은 훌륭했지만 '페임' 등 과거 뮤지컬을 보는 듯한 느낌도 났다. 그래서 가요도 좋지만, 최근 몇년 사이에 나온 영미팝 등으로 범위를 넓혀도 된다.

아델의 '이지 온 미' 등 파워 발라드 3종세트를 이들 네 언니가 함께 부르면 어떻게 소화할까. 부르노 마스의 ‘댓츠 왓 아이 라이크’ 등과 그의 프로젝트 음악 '리브 더 도어 오픈'을 불러도 좋을 것 같다.

요즘 젊은이들이 모이는 거리를 지나가면 반드시 들려오는 해리 스타일스의 '사인 오브 더 타임즈(Sign Of The Times)'를 비롯해 카디비, 메간 디 스탤리온, 도자캣, 빌리 아일리쉬, 올리비아 로드리고, 샘 스미스, 포스트 말론 등의 노래를 불러도 좋을듯하다.

이들 노래를 부르면, 원곡자가 직접 SNS에 반응을 보인다. 그런 식으로 해서 '놀면 뭐하니'에 나온 존 레전드, 화사와 '피지컬'을 같이 부른 두아 리파가 모두 그쪽에서 우리 쪽에 제의를 해서 이뤄진 결과물이다. '힘쎈 여자 강남순'을 나오미 캠벨이 잘 보고 있다고 감상기를 SNS에 올리는 시대다.

이 같은 다양한 시도는 이들의 노래 실력이 충분히 갖춰져 있기 때문에 부려볼 수 있는 욕심이다. 원곡보다 완성도가 떨어진다기 보다는 다른 느낌이 날 것 같다. 노래를 잘 하면 다른 요소는 얹으면 된다. 하지만 그것도 쉽지는 않다. 어려우니 그것을 보고싶고, 그만한 가치도 충분히 있을 것 같다.

특히 박진영이 "왜 누나들 네 분을 선택했냐고? 나랑 80,90년대 음악적 뿌리가 같다. 티나 터너, 패티 라벨, 휘트니 휴스턴 등과 같이"라면서 "누나들이 지금 이 시장에서 파워풀한 영향력을 갖는 것이 목표다. 남다른 상상력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면, 더욱 그래야 하지 않을까?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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