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호갱될까 노심초사…끝없는 추가금에 미용실 가기 겁나네
50% 할인 이벤트가로 소비자 유혹
막상 현장에서 각종 이유로 기본 가격 받아
“전기세, 월세 내기 빠듯…손님 오게 만들어야”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가게 홈페이지랑 가게 유리창에 이벤트 가격을 써 붙이면 뭐하나요, 미용실 의자에 앉자마자, 기장 추가, 손상모 추가 등 끝도 없어요. 고물가에 두 번 갈 미용실을 미루다 한 번 가는데 갈 때마다 마음 단단히 먹고 가요. 미용사가 추천하는 시술을 아주 또렷하게 거절하지 않으면 계산할 때 어느새 추가돼 있더라고요.”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손님과 매출 악화에 골머리를 앓는 자영업자간의 눈치싸움의 한 단편이 미용실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공개된 2023년 사회조사 결과는 가구의 재정 상황 악화 시 가장 먼저 줄일 지출 항목으로 응답자의 약 40%가 패션(40.2%) 및 문화·여가비(36.1%)를 택했다. 복수응답이 가능한 조사에서 외식과 배달을 줄이겠다는 응답이 66.1%로 1위이고, 그 뒤를 미용 분야가 뒤쫓고 있는 것이다.

미용은 생존에 필수적인 항목이 아니기에 기존에 이용하던 횟수를 줄이는 식으로 소비자들은 대응하고 있다.

30대 직장인 남성 강 모씨는 “한 달에 한 번 자르던 머리를 두 달에 한 번 가는 식으로 해결보고 있다”며 “블루클럽처럼 저렴한 곳으로 옮길까 했지만 스타일을 포기 못하기에 횟수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들도 파마 주기를 최대한 늦춘다고 답했다. 또, 파마를 한 번 할 때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경험담이 공유되고 있다.

분명히 가게에서 고시한 50% 할인 가격을 보고 온라인으로 예약까지 하고 갔지만 막상 현장에선 다양한 이유로 가격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20대 대학생 이 모 씨는 “처음 가는 미용실인데 담당 디자이너가 원장으로 배정되더니 ‘원장은 이벤트가가 적용이 안 된다’고 안내하더라”며 “여기에 단백질 클리닉을 추가하지 않으면 머리가 많이 상할 수 있다고 말해 거의 반강제로 7만원짜리 추가 시술을 받아 처음 생각했던 8만원이 아닌 20만원을 결제하고 나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미용사들도 할 말이 있다. 강서구에서 1인 미용실 개업 3년째를 맞이한 한 여성 원장은 “코로나 때도 살아남았는데 지금이 더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에 비해 엄청 오른 전기세에 월세 내느라 개인 생활은 거의 포기한 지 오래”라며 “손님들이 예전에 비해 적게 오다보니 객단가를 낮출 수가 없다. 아마 이벤트가격 내세우는 곳들도 상황이 비슷할텐데 그렇게라도 일단 손님을 들어오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용실에 파마약 등 각종 자재를 공급하는 업체에 따르면 파마약 등 원재료 가격은 거의 변동이 없으며, 단가도 저렴한 편이라고 한다.

한 업체 사장은 “미용실 가격이 오르는 것은 미용사들 인건비랑 전기세 등 매장 유지비용 탓이 크다”고 귀띔했다.

thin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