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통령실 신임 참모진 인사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0일 대통령실에 정책실장직을 신설하고, 수석비서관급 참모들을 모두 교체하는 등 ‘용산 2기’ 체제를 알렸다. 대통령실 개편이 빠르게 이뤄진 가운데 개각도 목전으로 다가왔다. 10개 안팎의 부처가 개각 대상에 오른 가운데 ‘윤석열 정부 1기’ 인사들의 총선 출마가 가시화되고 있다.

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중폭 이상의 개각이 시작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8일 국무회의 비공개회의에서 “다음 주부터 떠나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며 개각 및 대통령실 개편을 공식화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전일 대통령실 개편으로 인적 쇄신을 시작한 상태다. 대통령실은 ‘3실 5수석’ 중심의 용산 2기를 발표했다. 이르면 연내 신설 계획을 밝힌 과학기술수석실까지 하면 ‘3실 6수석’체제가 완성될 전망이다. ‘슬림한 대통령실’을 포기하고 정책 조정 기능을 갖추기 위해 정책실을 부활한 것이 이번 개편의 핵심이기도 하다.

정책실장직에는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을 승진 임명했다. 홍보수석에는 이도운 대변인, 시민사회수석에는 황상무 전 KBS 앵커가 기용됐다. 또 경제수석과 사회수석에는 각각 박춘섭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임명됐다.

수석급 교체가 당일 속전속결로 이뤄졌던만큼 내각 개편도 이어질 전망이다. 개각 대상은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국가보훈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농림축산식품부, 중소벤처기업부, 해양수산부 등으로 10곳 안팎의 장관이 물갈이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임에는 최상목 경제수석이 유력시되고 있으며. 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임에는 심교언 국토연구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후임에는 구홍모 전 육군 참모차장과 윤봉길 의사 손녀인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경우 이번 총선의 히든카드로 꼽히는 중이다.

후보군 및 지역구 정리에 따라 개각은 일괄보다는 순차적으로 이뤄질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번 대통령실 및 개각 대상이 총선 출마자들인만큼 ‘윤 정부 1기’ 인사들의 정치권 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통령실 개편을 통해 교체되는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안상훈 사회수석 등 기존 참모진들의 총선 출마가 유력한 상태다.

이진복 정무수석(왼쪽부터),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안상훈 사회수석, 최상목 경제수석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임 참모 인사 발표 브리핑에 배석해 퇴임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소추안이 더불어민주당 추진되고, 노란봉투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 등을 두고 여야 간 대치국면이 이어지는 만큼 윤 대통령은 다양한 인사 카드를 저울질할 전망이다. 굵직한 국내외 주요 일정이 끝난데다 용산 2기 체제가 꾸려진만큼 오는 12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 전 윤 대통령의 인적 쇄신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