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 생산과 소비, 투자가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산업활동을 보여주는 3대 지표가 모두 감소한 것은 지난 7월 이후 3개월 만이다. 특히 대한민국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생산이 지난 9월보다 11.4% 감소하는 등 제조업 생산이 급감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0월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1.1(2020년=100)로 전월보다 1.6% 감소했다. 2020년 4월(-1.8%)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폭 감소이다. 지난 8~9월 연속으로 증가했지만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김보경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8~9월 높은 증가율로 인한 기저효과, 임시공휴일(10월2일) 지정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생산라인 [연합]

제조업 생산이 3.5% 줄면서 전체 생산 위축을 주도했다. 특히 8월(13.5%)·9월(12.8%) 두 자릿수 늘었던 반도체 생산이 전월 대비 11.4% 감소했다. D램, 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반도체 생산이 감소한 탓이다. 반도체조립장비와 선박용내연기관 등 기계장비마저 8.3% 감소한 탓이 컸다. 김보경 심의관은 "반도체 생산 출하가 분기말 집중되면서 분기 초 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 판매는 0.8% 줄었다. 의복 등 준내구재(4.3%), 통신기기 및 컴퓨터 등 내구재(1.0%)에서 판매가 늘었지만, 음식료품, 화장품 등 비내구재(-3.1%)에서 판매가 줄어 지난 8월(-0.3%) 이후 2개월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소매업태별로는 편의점(-6.2%), 전문소매점(-5.4%), 슈퍼마켓 및 잡화점(-4.6%) 등 소상공인의 판매 부진이 백화점(-2.2%)보다 앞섰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가 모두 줄면서 3.3% 감소했다.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4.1%) 및 자동차 등 운송장비(-1.2%)에서 투자가 모두 줄어 전월대비 3.3% 감소했다. 설비투자 감소의 주요 원인에 대해 김보경 심의관은 "설비투자는 반도체 장비 도입 일정에 따라 월별 진동폭 크다"면서 "8, 9월에 크게 증가한 기저효과로 인해서 10월에는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1로 0.1포인트(p) 하락했다. 다만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7으로 전월보다 0.3(p)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