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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범수 “골프회원권부터 조사하고 정리해달라”
강한 의지 표명...고강도 쇄신 예고
800억원대 공사도 묻지마식 진행
카카오 각종 내부 치부까지 드러나

“법인 골프회원권으로 골프를 치고 접대하는 것은 지나간 관행 아닐까요? 조사해 보고 정리해주시죠.”(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이 카카오 내부 상황을 연달아 공개하고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올해 9월 카카오에 합류한 김정호 총괄은 카카오의 준법·윤리 경영을 감시할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 위원직도 맡고 있는 인물이다.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카카오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각종 치부까지 드러나게 됐다. 김범수(사진) 센터장이 재무·인사·준법에 강력한 쇄신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강도 높은 개편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호 총괄은 2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카카오에 첫 출근했을 당시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센터장과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 그는 김범수 센터장이 법인 골프 회원권의 관행부터 조사하고 정리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 김범수 센터장은 “공동체에 몇 개나 있는지도 모르겠고 누가 얼마나 치는지도 모른다. 대표이사들이 알아서 운영했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김정호 총괄은 “카카오는 망한다면 골프 때문일거다는 소문이 파다했고 금요일부터 좋은 골프장에는 죄다 카카오팀이 있더라는 괴담 수준의 루머도 많았던 상황이라 강력한 쇄신이 요구됐다”며 “100여 명의 대표이사들은 아예 골프 회원권이 없었는데 특정 부서만 투어 프로 수준으로 치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김정호 총괄은 골프 회원권 75%를 매각하는 것을 제안했다. 이에 김범수 센터장은 “비상 경영 회의 때 PT 발표도 하고 정식 결재를 올려 달라”고 답했다고 그는 전했다. 김정호 총괄은 “이어 두 달 간은 정말 전쟁 수준의 갈등이 있었다”며 “골프를 안 쳐봐서 뭘 모른다는 소리도 들었다”고 토로했다.

김정호 총괄은 이에 앞서 전날에도 그동안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카카오 내부의 재무·준법 비리 의혹들을 연이어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된 자신의 폭언에 대해 해명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을 조목조목 언급했다.

김정호 총괄은 “내년 1월 시작될 제주도 프로젝트에 카카오 AI캠퍼스 건축팀 28명을 투입하자고 제안했는데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고 한 명의 임원이 주장했다”며 “700억~800억원이 되는 공사업체를 담당 임원이 결재·합의도 없이 저렇게 주장하는데 모두 가만히 있는가”라고 분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문제라고 생각했던 사례를 이야기 하며 이런 ‘개X신’ 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고 했다”며 “이에 사과한다고 3번 정도 이야기를 했고 업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나온 한 번의 실수였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김 총괄은 “관리부서 실장급이 더 경력이 많은 개발부서장 연봉의 2.5배나 되는 경우도 있었다”며 “20억원이 넘는 초고가 골프장 법인회원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직원들의 휴양 시설은 1년에 2박도 못할 정도로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카카오 내부 사정까지 드러나면서 카카오의 쇄신 강도도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범수 센터장은 앞서 27일 5차 공동체 비상경영회의에서 “준법, 인사, 재무 등 측면에서 밀착 관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기를 강력히 권고한다”고 강한 개편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아울러 카카오는 데이터센터(IDC)와 서울 아레나 공사업체 선정 과정에서 비리 제보를 접수해 내부 검사에도 착수한 상태다.

박세정 기자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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