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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관 원팀’ 부산, 대역전극 불발…‘선발 주자’ 사우디 물량 공세에 밀려
尹 90개국·500여명 이상 만나 지지 호소…한 총리, 90여개국·150명이상 교류
‘목발 투혼’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180여개국·고위급 900명 이상 면담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투표 결과 부산이 탈락하자 아쉬워하며 서로 격려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프랑스 파리)=배문숙 기자]우리나라 부산이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고배를 마셨다.

중앙과 지방 정부, 민간이 함께 투표 직전까지도 분초를 쪼개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 국가들을 상대로 총력 유치전을 벌였지만, 사우디의 ‘오일머니’ 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

29일 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7월 민관 합동 유치위원회를 구성해 경쟁국들보다 유치전에 늦게 뛰어들었다.

그러나 정부와 기업이 ‘원팀’을 이뤄 후반부로 갈수록 막판 스퍼트를 내며 사우디 리야드를 추격했다. 범정부 유치 활동상을 보면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과 각종 국제행사 등에서 90여개국, 500명 이상의 인사를 만나 부산 지지를 호소했다. 윤 대통령이 국빈 방문 등을 통해 직접 찾은 국가만 10여개국에 달한다. 특히 지난 6월 BIE 총회에서 직접 부산 홍보 프레젠테이션(PT)을 하기도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시 90여개국의 150명 이상의 인사를 만나 교류하며 기회가 날 때마다 부산 지지를 요청했다. 지난 9월부터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해외 순방을 하며 BIE 회원국들을 직접 방문해 표심을 훑었다. 이 과정에서 비행기에서 숙박하는 강행군이 잦았고, 공식 면담 일정을 잡지 못했던 회원국 고위 인사를 공항, 심지어는 비행기 안에서 만나 붙들고 부산 지지를 설득하는 일도 있었다.

윤 대통령과 한 총리는 또한 정상급 인사들에게 전화 통화로도 지지를 요청했다.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 주요 부처의 장·차관들도 각국 출장 때마다 힘을 함께 보탰다.

이번 엑스포 유치전을 민간 기업들이 함께 주도했다는 점도 우리의 특징점으로 꼽혔다. 한 총리와 함께 부산 엑스포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의 '목발 투혼'이 대표적이다. 최 회장이 직접 방문했거나 국내외에서 면담한 국가는 180여개, 고위급 인사는 900명이 넘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구광모 LG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도 틈나는 대로 해외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여 왔다.

유치전 막판으로 갈수록 민관이 힘을 합쳐 투혼을 펼쳐 ‘박빙 열세까지 따라잡았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9월부터는 프랑스 파리에 ‘한국 본부’가 차려져 정부와 민간 ‘원팀’ 인사들이 수시로 모여 각자의 유치 교섭 활동 경과와 확보한 정보를 공유하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

그러자 사우디가 우리나라에 대한 견제 수위를 한껏 끌어올려 막판 유치 경쟁은 ‘총성 없는 전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열했다.

사우디는 자국을 지지하는 국가의 파리 주재 대사가 비밀투표에서 ‘배달사고’를 낼까 우려해 본국에서 투표자를 파견해달라고 요청하는가 하면, 우리 측이 접촉한 국가·인사를 알아내 압박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 직전까지 우리 측에서는 “혼돈 판세로 결선에 가면 승산이 있다”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는 평이다. 선발 주자인데다 막대한 물량 공세를 퍼부은 사우디가 선점한 표를 끌어오기에 는 여러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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