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엑스포 유치 실패했지만…외교 데이터베이스 구축은 ‘소중한 자산’
엑스포 상황실, 링거·진통제로 버틴 1년반
엑스포 유치 실패했지만 외교 자산 얻어
후속조치 착수…“이제부터 새로운 여정”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 투표결과가 프레스센터 모니터에 표시되고 있다. 1차 투표 결과 사우디 119표, 한국 29표, 로마 17표로 한국은 엑스포 유치에 실패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투표 결과 2023 엑스포 개최지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로 결정됐다.

사우디아라비아 119표, 한국 29표, 이탈리아 17표로 기대했던 것보다 큰 표차로 지면서 큰 아쉬움을 남겼지만, 1년 반 동안 달려온 엑스포 유치 외교 과정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외교적 자산을 쌓을 수 있었다.

이번 엑스포 유치를 위한 밀착 외교로 상대국과 긴밀한 소통을 하면서 우리나라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허심탄회하게 듣는 계기가 됐다. 특히 지리적으로 먼 중남미와 아프리카와의 향후 외교관계를 발전시키는 소중한 자신을 얻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우리와 관계를 어떻게 나아갈 수 있는지 속속들이 물어보고, 어떤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결과는 무척 아쉽지만, 각 지역과들에는 엄청난 외교 데이터베이스가 생기는 등 얻은 것도 많다 ”고 돌아봤다.

외교부는 모든 외교 역량을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로 전환하고 불철주야 뛰어왔다. 특히 민관 합동 유치위원회와 산업부·해수부·부산시 등 유관기관과 전세계 재외공관을 연결해 상시적인 유치교섭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6월 개소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교섭 상황실이 있다.

최종 투표일을 한 달여 앞두고 상황실은 말 그대로 초비상이었다. 업무 특성상 밤샘 근무가 이어졌고, ‘출근 후 퇴근’이 아니라 ‘퇴근 후 출근’이 이어졌다. 과로에 코피는 물론 진통제와 링거를 맞고 업무에 복귀했다.

당국자는 최종 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독감에 걸려도 어쩔 수 없이 사무실에 나와야 하는 상황이라 링거을 맞고 일을 했다”며 “지금도 한 직원이 주사를 맞으러 갔다”고 말했다. 이어 “새벽에 퇴근 먼저 하고 아침에 다시 출근하는 생활이 3~4주 정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보다 1년 전 유치전에 뛰어든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머니’를 앞세운 공세적인 외교를 따라잡는 것은 쉽지 않았다. 시기적으로도 불리했고, 유치 외교 방식도 같을 수는 없었다. 우리는 우리만의 공정한 외교로 열심히 뛰는 수밖에 없었다.

한 정부 당국자는 “OECD 회원국으로서 최대한 공정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범위 내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출발이 늦었지만 경기의 룰에 있어서도 불리한 여건임에도 최선을 다해왔다”고 밝혔다.

박진 외교부 장관을 필두로 외교부는 올해 189개 전세계 공관이 대한민국 외교 최우선에 부산 엑스포 유치로 두고 뛰었다. 박 장관은 최종 투표 직전까지 계속해서 전화통화로 유치 외교를 이어갔다.

비록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지만, 그동안의 유치외교를 양자관계로 이어가는 후속조치에 착수한다. 당국자는 “양국 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에 대해 고민을 했으니 후속조치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제부터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