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영국에서 돼지로부터 옮는 신종 인플루엔자 변이 바이러스에 사람이 감염된 첫 사례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됐다. 영국 당국은 전염의 범위와 핵심 고리, 중증 위험성 등을 확인 중이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세계보건기구(WHO)에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H1N2)의 인간 감염 사례를 통보했다.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사람에게 발병하는 독감의 흔한 유형인 신종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킨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처럼 동물들 사이에서 옮다가 사람에게도 전이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지금까지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사람에 감염된 것은 2005년 이후 50건 보고됐다. 그러나 영국에서는 해당 바이러스로 사람이 감염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8월 미국에서도 같은 사례가 있었지만 이번 영국의 사례는 미국을 포함해 이전 감염과는 유전적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감염된 환자는 가벼운 증세를 보인 뒤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은 이 환자가 돼지 근처에 간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아직 이번 바이러스의 전염성이 얼마나 강한지, 추가 감염자가 있는지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보건안전청은 감염 경로를 조사하고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환자의 밀접 접촉자에 대한 추적 조사를 진행 중이다. 환자와 접촉한 경우 검사가 지원되며 증상이 있거나 검사 결과가 양성일 경우 추가 치료가 권고된다.

보건안전청 사고 책임자 미라 챈드는 “정기적 독감 감시와 게놈 서열 분석 덕분에 이번 바이러스를 발견하게 됐다”며 “긴밀한 접촉 사례를 추적하고 잠재적 확산을 줄이기 위해 신속하게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최고 수의 책임자인 크리스틴 미들미스는 “보건안전청 지원을 위해 전문적인 수의 및 과학 지식을 제공하고 있다”며 “돼지 사육 농가는 감염이 의심될 경우 지역 수의사에게 즉시 보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