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구인난·고인건비 ‘한방해결’ 무인포스기…“상가들 입소문도 빨라요”
“월 30만원 주고 직원 한 명 고용하는 효과”
식당 테이블당 한 대씩 설치된 포스기. 손님들도 익숙한 듯 메뉴를 고르고 자리에서 카드결제까지 완료한다. 사진은 강서구 마곡동의 한 식당 내부.[이민경 기자]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식당 테이블당 한 대씩 설치돼 있는 무인포스기가 어느새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종업원이 주문 받는 모습이 진귀할 정도로 신(新) 식당가 트렌드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약 한 달 뒤 부터 적용되는 내년도 최저시급 1만원(9860원) 시대를 앞두고 음식점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인력난·고임금을 한 번에 타개할 ‘비책’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27일 저녁 찾은 강서구 마곡동 업무지구 일대 식당가에서는 한 집 건너 한 집 꼴로 테이블 마다 태블릿이 설치돼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퇴근 후 동료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일행도, 혼자 온 손님도 식당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종업원의 안내를 받지 않고 곧장 자리에 착석해 태블릿으로 메뉴를 살폈다. 태블릿으로 메뉴를 고르고 카드나 휴대폰 페이 결제로 계산까지 곧장 끝마치는 등 일사천리로 주문이 이뤄졌다.

이 지역 30평대 돈까스 전문점 ‘바삭하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승원 대표는 그동안 직접 홀에서 주문을 받았지만 이제는 주방에 머물고 있다. 최근 테이블 마다 포스기를 설치하면서 홀 업무는 종업원에게 맡겨도 충분히 돌아간다는 판단에서다.

이승원 ‘바삭하게’ 대표는 최근 도입한 포스기로 고정비 지출을 아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사진은 매장 내부 모습[이민경 기자]

이 대표는 “갈수록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어려운데다 인건비 부담도 커지는 와중에 (포스기)도입을 결정했다”면서 “두 고민을 모두 해결했고, 지금까지는 매우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포스기 도입으로 홀 상주 종업원을 기존 3명에서 2명으로 줄였다. 하지만 직원이 줄어들어도 오히려 테이블 회전은 더 빨라졌다고 한다. 아울러 단순한 음식 나르기와 테이블 뒷정리만 하면 되기 때문에 홀과 주방 등 매장 전체 상황을 아우를 수 있는 경력직 직원을 고집하지 않게 됐다고 전했다.

장비 설치 비용이 인건비보다 더 저렴하기에 주저할 이유가 없다. 이 대표는 “점심 시간에만 일하는 직원을 고용하면 한 달 인건비가 80만~90만원인데, 매장 전체에 설치한 포스 비용은 월 30만원 수준이라 대략 3분의 1수준에 그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직접 한 업체에서 견적을 내어본 결과, 테이블 8개(포스 8대)를 둔 식당이라면 월 이용료가 21만원이 될 것으로 안내받았다.

이처럼 포스기 도입은 식당이 줄일 수 있는 유일하며 가장 큰 고정비인 인건비 증가와 맞물려 급증하고 있다. 고물가 상황에 갈수록 외식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은 음식가격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마곡동에서 순대국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 씨는 “재료가격이 다 올랐지만 메뉴가격은 9000원~1만원에서 고정했다”며 “1000원이라도 올리는 순간 손님들이 ‘비싸다’는 반응에 발걸음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종업원들도 포스기 도입을 반긴다.

지난 9월 말부터 테이블 포스기를 도입한 50인석 규모의 칼국수집에서 일하는 A씨는 직장인 손님이 몰리는 점심·저녁 시간 업무가 한결 여유로워졌다고 말한다.

A씨는 “결제 줄 때문에 생기던 혼잡이 사라졌다”며 “뜨거운 음식을 나르는 입장에서 훨씬 안전해진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님 여러명이 올 때 메뉴를 외워서 주방에 전달하는 과정도 사라져서 여유롭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포스기가 설치된 식당이 더 자주 눈에 띌 수록 증가세도 더 가팔라지는 분위기다. 한 식당이 도입해 효과를 보는 것 같으면 옆 가게 사장들이 와서 포스기 업체를 소개받아가는 식이다.

한 포스기 업체 관계자는 “국밥집 등 24시간 운영하는 식당, 사장님 혼자 운영하는 1인식당, 회사 근처 점심·저녁 장사로 바쁜 식당 가리지 않고 최근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쟁 업체들이 사장님들 마음을 잡기 위해 여러가지 지원 사항을 내놓는다”며 “저희도 12월까지 계약하면 메뉴이미지 무상 촬영을 지원하는 등 여러가지 판촉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thin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