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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비 돌려막다가”...리볼빙·현금서비스 급증
10월 8개 카드사 리볼빙 잔액 7.46조원
현금서비스 6.6조원...올해 ‘최대치’ 기록
금리·연체수수료 20%육박...서민 ‘빚의 늪’

늘어나는 카드 소비가 고스란히 ‘빚’으로 이어지고 있다. 카드값을 다 내지 못해 결제를 이월하는 리볼빙이 역대 최고 수준일 뿐 아니라, 이를 갚기 위해 끌어다 쓴 현금서비스 잔액이 올해 들어 최고치다. 문제는 리볼빙과 현금서비스 모두 금리 및 연체 수수료가 20%에 육박해 서민들을 ‘빚의 늪’에 빠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고스란히 카드빚 되는 ‘카드 할부’=2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카드사(KB국민·신한·우리·하나·삼성·현대·롯데·비씨카드)의 결제성 리볼빙 잔액은 7조469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 9월(7조5024억원)과 비교해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역대 두 번째 높은 수치로, 카드값을 감당못해 결제를 미루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볼빙 잔액이 늘었지만, 평균 수수료는 오히려 높아졌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리볼빙 평균 수수료는 16.65%로 6월(16.03%) 대비 50bp(1bp=0.01%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신용점수 700점 이하의 평균 리볼빙 수수료 역시 지난 10월 18.61%를 기록해 집계를 시작한 7월(18.41%)보다도 20bp 높아졌다.

실제 신용점수별 사용구간을 보면 10월에 평균 35.65%(연체자 포함)의 리볼빙 이용회원이 18~20%대의 리볼빙 수수료를 적용받았다.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한 10명 중 3명이 법정 최고금리 수준의 수수료를 지불한 것이다.

리볼빙이란 이달 결제해야 할 카드 대금 일부를 다음달로 넘겨서 결제하는 서비스다.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한 번 갚지 못하게 됐을 때 기존 카드값과 연체 수수료율이 중복으로 적용돼 카드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카드사가 무이자할부를 줄이며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그 주체가 수수료율이 높은 중·저신용자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리볼빙 갚지 못해 현금서비스까지...“시한폭탄 우려”=문제는 갚지 못한 카드값이 또 다른 빚을 낳는다는 점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금융권의 소액 급전 대출 창구 역할을 하는 현금서비스의 지난 10월 잔액은 6조5826억원으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8월 6조4790억원을 기록한 현금서비스 잔액은 9월 6조3000억원대로 주춤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6조6000억원에 육박했다.

현금서비스는 개인 신용카드 한도만큼 약 두 달씩 짧은 만기로 돈을 빌리는 단기 대출 서비스다. 보통 급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사용되는 급전 창구로서 카드값 ‘돌려막기’에 함께 활용되기도 한다. 현금서비스 잔액이 늘었다는 건 신규 대출이 일어남과 동시에, 기존 차주들이 빚을 갚지 못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같은 기간 장기 대출상품인 카드론 역시 지난 8월 35조8636억원으로 최고치를 찍은 뒤 소폭 줄어들었다가, 다시 35조8597억원을 기록하는 등 오름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카드 소비·부채의 동반 급증을 두고 ‘고물가·고금리’에 주목한다. 비싼 물가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계 소득이 늘지 않으니, 카드값과 카드빚이 연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 교수는 “결과적으로는 고물가와 관련된 부분”이라며 “최근 신용카드 후불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그 중에서도 할부에 대한 수요가 많아 리볼빙도 함께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현상이 다중채무자와 신용불량자를 낳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리볼빙이 당장은 소비를 촉진하는 순기능이 있겠지만, 증가세가 계속되면 결국 연체율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며 “신용불량자가 양산되고 사회적 비용이 증가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승희 기자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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