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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도 무심하시지” 천사가 된 10대 딸, 이별 예상 못 한 엄마는 눈물만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새 생명을 얻은 분들이 예원이 몫까지 열심히 살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고 이예원양 아버지)

미처 준비 못 한 이별 앞에 부모는 눈물만 하염없이 흘렸다. 딸의 나이는 불과 15세. 대학교수를 꿈꿨던 딸은 그렇게 부모와 영영 이별했다.

딸을 앞세운 황망한 상황에서 고(故) 이예원양의 부모는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이양은 마지막 가는 길에 무려 5명의 생명을 살렸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해 5월 11일 분당차병원에서 이양이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렸다. 이양은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를 5명에게 나눠주고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다.

이양이 쓰러진 건 지난해 4월 26일. 저녁식사 전 갑자기 두통을 호소했던 이양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 했다.

이양의 나이는 불과 15세. 2녀 중 장녀로 태어난 이양은 초등학교 때부터 반장을 하고, 중학교 3학년 때는 반에서 부회장을 지냈다. 중학교 2학년 첫 시험에서는 전교 1등을 할 정도로 장래가 촉망되는 학생이었다.

별자리를 보고, 천문학 공부를 즐기던 10대 딸은 대학교수가 돼 누군가를 가르치기도 전에 바삐 부모의 품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부모의 마음은 찢어졌다. 이양이 병원에 입원해 뇌출혈 수술을 받은 지 일주일 후, 의료진은 이양의 심장이 멎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무너지는 마음을 추스르기도 전에 이양의 가족들은 기증을 결심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을 앞세운 이양의 어머니는 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며 이렇게 애끓는 마음을 전했다.

“이렇게 갑자기 이별할 줄은 생각하지 못 했고, 지금도 너가 없는 현실이 믿겨지지 않아. 너무 당연하게 늘 함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예원이 너를 처음 품에 안았던 따뜻했던 그 순간을 엄마는 잊을 수 없어. 예원아 매일 그립고 보고 싶다. 사랑해. 우리 꼭 다시 만나자.”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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