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부패한 공산주의자” 비난하더니…아르헨 밀레이, 취임 앞두고 룰라에 ‘유화 제스처’
지난 1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대선 결선에서 승리한 하비에르 밀레이 당선인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선거유세 과정에서 과격한 언행을 일삼던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는 한층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비난으로 일관했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을 취임식에 초청하는 등 상호관계 구축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2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날 디아나 몬디노 아르헨티나 밀레이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 내정자는 브라질리아를 방문해 마우루 비에이라 브라질 외교부 장관과 면담을 했다. 브라질 외교부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몬디노 내정자는 말레이 당선인으로부터 받은 룰라 대통령을 내달 10일 취임시에 초대한다는 서한을 전달했다.

해당 서한에서 밀레이 당선인은 “우리는 양국이 지리적으로 역사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알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물리적 통합, 무역, 국제적 입지 등 측면에서의 상호보완적 관계를 지속해서 공유하고 싶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밀레이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룰라 대통령에 대해 날선 비판으로 일관해온 만큼, 룰라 대통령을 취임식에 초대하는 등 밀레이 당선인이 보인 유화적 메시지는 며칠 전만 해도 예상하기 어려웠다.

밀레이 당선인은 지난 대선 결선투표를 열흘 정도 남기고 공개된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룰라 대통령을 “부패한 공산주의자”라고 묘사하며 “제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모든 독재 국가와 관계를 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어 “국가 원수로서 나의 동맹국은 미국, 이스라엘, 그리고 자유세계”라고 발언하며, 중국과 브라질 등 자신의 정치이념과 맞지 않는 정부와의 의도적 거리두기 의향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결선 투표에서의 승리 이후 밀레이 당선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받은 축전에 감사를 표한 데 이어 남미 최대 경제 강국이자 이웃 나라인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에게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며, 달라진 태도를 보이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로서는 무역 관점에서 브라질과 중국을 등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실제 아르헨티나 통계청(INDEC) 자료를 보면 지난해 총교역액 기준 대외 교역국 1·2위는 나란히 브라질과 중국이었다. 특히 브라질의 경우 수출액(126억6500만달러)만 놓고 보면 2위 중국(80억2억2000만달러)·3위 미국(66억7500만달러)을 합친 것과 맞먹는다.

한편 현지 매체들은 밀레이 당선인이 유대교 종파 루바비치 운동의 7대 지도자였던 랍비 메나헴 멘델 슈니어슨 묘소에서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이날 미국 뉴욕으로 향한다고 전했다. 이번 방미에서 밀레이 당선인이 워싱턴DC로 이동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관료와 만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balm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