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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써부터 ‘겨울 시즌송’…캐럴이 빨리 왔다
이른 추위에 ‘겨울 시즌송’ 벌써 등장
머라이어 캐리 정통 시즌송 차트 진입
에스파ㆍ르세라핌은 리믹스ㆍ리메이크
머라이어 캐리 [소니뮤직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

유달리 ‘겨울 시즌송’이 빨리 왔다. 아직 12월은 오지도 않았지만, 지금 라디오와 음악 차트엔 벌써부터 캐럴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금세기 최고의 캐럴을 부른 ‘겨울의 여왕’ 머라이어 캐리부터 MZ(밀레니얼과 Z세대를 합쳐 부르는 말) 세대를 강타한 아리아나 그란데가 일찌감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K-팝 4세대 걸그룹까지 ‘캐럴송’ 대전에 승부수를 던졌다.

한국음반콘텐츠협회가 운영하는 써클차트에 따르면 11월 둘째주(써클차트 45주차) 디지털 차트에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의 ‘산타 텔 미(Santa Tell Me)’와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의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가 각각 160위, 193위에 진입했다.

아리아나 그란데 [유니버설뮤직 제공]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 연구위원은 “두 곡은 예년 같은 시기에는 300위권 대였으나, 올해는 이른 추위 탓인지 100위권 대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겨울 시즌송은 해마다 증가 추세다. 써클차트가 지난해 12월 400위권 ‘겨울 시즌송’ 차트를 분석한 결과, 4년 전인 2018년 12월에 비해 시즌송이 29곡 증가한 51곡인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 시즌송의 써클지수 점유율이 11.4%나 됐다. 이 기간 가요와 팝 시즌송 중 가요의 써클지수 비중은 55%에서 51%로 소폭 줄었다.

최근 10여 년간 겨울 시즌송의 출시 날짜를 살펴보면, 12월 4일에 가장 많은 곡이 출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크리스마스를 2주 정도 앞둔 12월 9~14일 사이에 집중적으로 시즌송이 발매됐다. 제목은 대체로 겨울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담고 있다. 크리스마스(Christmas), 산타(Santa), 겨울, 메리와 같은 직관적 단어들이 많았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몇 년 사이 겨울 시즌을 겨냥한 팝 음원의 출시가 늘었다”며 “국내에선 겨울 시즌송의 발매가 주춤해진 2019년~2020년 사이 해외 시장에서는 꾸준히 신보가 발매됐다. 이들 상당수가 차트에 재진입해 100~400위 내에 포진하면서, 전반적인 겨울 시즌송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에스파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올해는 K-팝 그룹들도 일찌감치 겨울을 겨냥하고 있다. 4세대 K-팝 그룹들은 리믹스와 리메이크라는 손쉬운 방식으로 ‘겨울 시즌송’을 선보이고 있다. 르세라핌이 가장 먼저 선공을 던졌다. 르세라핌은 기존 발표한 영어 곡인 ‘퍼펙트 나이트(Perfect Night, Holiday Remix)’의 홀리데이 리믹스 버전을 발표, 겨울과 어울리는 경쾌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선보였다. 에스파는 지난 24일 크리스마스를 한 달 앞두고 기존 캐럴인 ‘징글 벨 록(Jingle Bell Rock)’을 다시 불렀다. 미니멀한 트랙 안에 강렬한 808 베이스와 재치 있는 포인트 악기 사운드가 돋보이는 곡이다.

겨울이 되면 시즌송 차트에선 대대로 ‘정통 시즌송’이라 할 만한 팝 음악이 최고 순위를 점령한다. 지난해 12월에도 머라이어 캐리의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가 겨울 시즌송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그 뒤로 시아(SIA)의 ‘스노우 맨’, 아리아나 그란데의 ‘산타 텔 미’가 순위를 이었다. 톱3가 모두 팝 음원인 것이다. 기존 1~11월까지는 차트 상위권 내에서 팝 음원이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가요 중에선 아이유 (IU)의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Feat. 천둥)’가 4위에 올랐고, 엑소의 ‘첫 눈’(5위)도 톱5에 들었다. 흥미로운 것은 성시경을 비롯한 다수의 가수들이 발표한 ‘크리스마스니까’가 7위에 올랐다는 점이다. 2012년 발표한 이 곡은 해마다 12월이 되면 다시 차트에 등장하는 겨울 연금송이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음악시장이 글로벌 K-팝을 위주로 365일 연중무휴로 돌아가다 보니, 겨울 가요 시즌송이 호황을 누렸던 과거(2012년 ‘크리스마스니까’(성시경 외), 2013년 ‘겨울 고백’ (성시경 외))와 같은 겨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메가 히트곡이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며 “연말 내수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다소 아쉬운 점이다”라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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