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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1등 꿈’ 이룰 美공장 완공 임박…삼성, TSMC 잡는 역사 쓸까 [김민지의 칩만사!]
美 테일러 공장 부지 선정 2년
4나노 AI 반도체 수주하며 경쟁력 확보
TSMC와의 격차, GAA로 줄이는 전략
이재용 회장이 기흥캠퍼스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위치한 삼성의 파운드리 공장 [인스타그램]
‘칩(Chip)만사(萬事)’

마냥 어려울 것 같은 반도체에도 누구나 공감할 ‘세상만사’가 있습니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 주요 국가들의 전쟁터가 된 반도체 시장. 그 안의 말랑말랑한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촌각을 다투는 트렌드 이슈까지, ‘칩만사’가 세상만사 전하듯 쉽게 알려드립니다.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1위 꿈, 미국 테일러에서 이룰 수 있을까?”

삼성전자가 미국 테일러시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세우기로 한 지 2년이 됐습니다. 내년 말로 예정된 양산까지 약 1년이 남은 상황입니다. 아직까지 착공식 등 별도의 행사가 없었기 때문에 내년 초 성대한 완공식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테일러 공장이 초반에 양산할 제품은 4나노 공정의 AI 반도체가 중심일 될 전망입니다. 앞서 삼성은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로 올라서겠다는 비전을 세운 바 있습니다. 4나노 이하 첨단 공정부터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본격적으로 TSMC와의 격차를 줄이겠다고 단언한 만큼, 테일러 공장에서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지난해 8월 삼성 텍사스주 테일러시 공장 부지 모습.[테일러시 정부 홈페이지 캡처]
2025년 3나노 공정 핵심…TSMC 넘어서는 역사 쓸까

테일러 공장은 평택캠퍼스와 함께 삼성의 파운드리 거점이 될 예정입니다.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 이어 삼성이 미국에 짓는 두번째 공장이기도 합니다. 올해 연말 완공이 목표고, 장비 반입 등을 거치면 내년 말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삼성이 테일러 공장에서 가장 먼저 양산할 제품은 4나노 기반 AI 반도체가 될 예정입니다. 이미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그로크와 캐나다 AI 반도체 기업 텐스토렌트도가 삼성 테일러 공장에서 4나노 공정 기반으로 차세대 반도체를 생산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삼성의 4나노 공정 수율이 70%대 까지 올라와 안정상태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테일러 공장에서는 향후 3나노 2세대 제품도 양산될 전망입니다. 삼성은 내년 상반기부터 3나노 2세대 공정을 본격화할 예정인데, 앞서 3나노 이하부터 TSMC와의 격차를 줄일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자신감을 보인 바 있습니다.

지난해 6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자신감의 근거는 차세대 트렌지스터 기술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입니다. 삼성은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GAA 기반 3나노 양산에 성공했습니다. TSMC는 3나노까지는 여전히 핀펫(FinFET) 기술을 사용하고, 2나노부터 GAA 기술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삼성이 TSMC보다 약 3년 먼저 GAA 기술을 도입한 것인만큼, 본격적인 GAA 기반 파운드리 경쟁이 시작되는 2나노부터는 삼성이 좀 더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착공은 조용히 지나갔지만…내년 ‘빅이벤트’ 기대감 ↑

삼성은 2021년 11월 24일 최첨단 반도체 공장 부지로 테일러를 확정하고 지난해 말부터 건물을 짓기 시작했지만, 올 한해 동안 별도의 착공식은 없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제대로 된 ‘빅 이벤트’를 열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앞서 지난해 12월 열린 TSMC 애리조나 공장의 장비 반입식에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팀 쿡 애플 CEO와 함께 나타나 화제가 됐습니다. 삼성도 질 수 없는 만큼, 철저하게 준비해 내년 초 완공식 또는 장비반입식을 성대하게 열 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럴 경우 이재용 회장의 참석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재용 회장은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하지는 않았습니다. 올해 역대 최장기 미국 출장을 다녀왔을 때도 테일러 공장에 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준비 중인 완공식 또는 장비반입식에는 참여해 테일러 공장에 힘을 실어줄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이 삼성 고속도로 표지판을 선물 받는 모습 [경 사장 인스타그램 캡처]

한편, 삼성 테일러 공장을 둘러싼 미국 정부와의 보조금 문제는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앞서 반도체 산업에 500억 달러(64조 원)를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칩스법을 제정했습니다. 테일러 공장도 적용 대상으로, 미국 정부로부터 약 3조원의 보조금을 지급받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아직 미국 정부가 실질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은 상태라 논란이 제기됩니다. 미국처럼 반도체 산업 부흥에 힘쓰고 있는 일본의 경우, TSMC 등 자국에 공장을 짓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신규 설비의 절반 수준의 보조금을 현재 지급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지급은 이보다 훨씬 까다로워 기업들의 불만이 나옵니다. 또한, 칩스법 조건 중 하나인 초과이익환수 조항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게 되면, 초과이익의 일정 부분을 미국 정부가 가져갈 수 있어, 독소조항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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