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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수’ 딘딘이 예능인으로 10년간 소비되는 이유[서병기 연예톡톡]
무슨 경쟁력이 있길래?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딘딘(DINDIN)은 명목상 가수다. 25일 오후 6시 새 싱글 ‘했잖아’를 발매한다. 여기서는 2013년 '쇼미더머니 2'에 출전할 때의 래퍼가 아니다. 랩이 아닌 보컬로서의 매력적인 미성까지 더해져 있다.

딘딘은 올 한해만 ‘로그아웃’, ‘인생네컷 (Feat. Leellamarz)’, ‘이런 사랑 하지 마세요 (Feat. 테이)’, ‘속는 중이야’, ‘울었어 (Feat. 정승환)’ 그리고 ‘했잖아’까지 총 여섯 개의 싱글을 발매했다. 이것만 봐도 본업이 음악 아티스트다.

하지만 딘딘은 2019년 12월 8일 '1박 2일' 시즌 4에 합류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SBS 파워FM ‘딘딘의 Music High(딘딘의 뮤직 하이)’ DJ 등 많은 예능과 음악 프로그램에 MC와 패널로 활약 중이다.

딘딘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예능에서 활동하고 있는 방송인이기도 하다. 방송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증거다. 가수와 예능인을 겸업하는 연예인이 없는 건 아니지만 딘딘은 부캐에 더 기울여져 있는 느낌이 들 정도다. 무슨 경쟁력이 있길래 딘딘은 방송에서 끊임없이 불려질까?

"'쇼미2'에서는 비호감, 철부지였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돌아와 아무 생각이 없었다. 지금 그 때의 영상을 보면 짠하고 불쌍하기도 하다. 이 친구를 길라잡이 해줬으면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그런 모습이 있어 방송에서 잘 써주는 게 아닐까."

그렇다고 딘딘을 방송에서 계속 써주지는 않을 것이다. 딘딘은 "한 분야에서 10년 했다는 거는 자리를 잡았다는 거다. 신선함은 덜하겠지만. 내가 나 자신을 봐도 공감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고. 심심하지 않게 이야기를 끌어내는 강점은 있다고 본다"면서 "나도 자극이 많은 시대에 고민이 많다. 나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신인일 때는 눈에 띄려면 자극적이어야 했는데, 나는 내 스타일 대로 했다. 그렇게 해서 저로서의 캐릭터는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딘딘이 말한 '내 스타일 대로'란 말은 무엇일까?

"방송에서는 예쁘고 좋은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거짓 리액션이 안되는 인간이다. 이 점에서 고민이 많았다. 누가 나오면 깜짝 놀라야 되는 데, 나는 안 놀란다. 음식이 나오면 '딘딘은 리액션이 없잖아'라고 말하더라. '저거 맛없네' 등 좋은 이야기보다는 솔직하게 말한다. 욕을 먹을 수도 있지만, 착하고 긍정적인 말만 하기보다는 솔직하게 했다. 경연 프로그램에 나온 사람에게 '너무 열심히 한 것 같다'고 한 적이 있는데, 이 말은 편집됐더라."

딘딘은 "양세형이 '본업이 있는 사람이다. 놓으면 안된다'라고 말한 걸 기억한다"고 했다. 딘딘은 노래와 예능을 동시에 하고 있고, 자신의 것이 생기면서 단단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노래로 1위를 한 사람을 보면 예전에는 배가 아팠지만 이젠 진심으로 축하해준다. 여기까지 오기 위해 얼마나 힘든지를 안다. 노래도 중요하지만 방송 또한 놓을 수 없다."

딘딘은 예능에서 '누구의 라인'이 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혼자 하는 게 편하다고 한다. "잘 맞는 사람도 있고, 안맞는 사람도 있다. 잘 맞는 사람 만날을 때, 희열이 장난이 아니다. 그런 상대가 딱 쳐줄때가 좋다. 티키타카가 잘 맞는 사람은 신동엽, 이경규 형님 등이다. 물론 그런 사람하고만 방송을 하고싶은 건 아니다. 안맞는 사람은 상황을 읽는 능력을 발휘하게 한다."

딘딘은 출발을 래퍼로서 한 셈이다. 원래 래퍼보다는 주류인 팝음악을 하고싶었다. 그러다 캐나다에서 생활하다 랩에 빠졌다. 남부 힙합 출신의 래퍼 릴 웨인의 무한정 자유로움에 반했고, 역시 트랩의 주류화에 큰 영향을 준 남부힙팝 거장 T.I와 티페인, 제이지 등 래퍼들에게 자극을 받았다.

"그때 랩을 만들고, 피처링을 쓰기도 했지만 노래를 직접 하기도 했다. 이게 경쟁력이 되면서 음악이 조금 편해졌다. 그때 드레이크가 신인으로 데뷔해 멜로디랩, 싱잉랩까지 소화했다. 그후 이 사람이 빌보드 상을 받을 때 나는 뭐 했나는 자극을 받기도 했다. 이런 게 내 취향은 아니지만 각성과 자극제는 확실히 됐다."

딘딘은 캐나다로 가기 전 한국에서는 버즈, SG워너비 등 발라드를 좋아했고, 노래방에 가면 바이브 노래를 주로 불렀다고 했다.

"지난 6월 테이와 '이런 사랑 하지 마세요'라는 노래를 내기도 했는데, 음악 장르를 구분짓지 않고, 좋은 음악, 듣기 좋은 음악이면 계속 하고싶다."

딘딘은 국내 래퍼로는, 팔로알토. 창모,,더콰이트, 빈지노 등 오리지낼리티 있는 가수를 좋아한다.

딘딘은 래퍼로서 자격지심도 있었다. 20대 초반에 '쇼미'에 나오고 20대 중반부터 방송을 계속하고 있다. 자신의 아이덴터티가 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음악을 열심히 안해놓고 비겁한 변명을 하는 자신을 '알맹이 없는 나'라고 표현했다. 그는 늦은 시기라고 할 수 있는 29살쯤 정규 1집을 발매하면서 자신을 돌아봤다고 했다.

"음악 하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노래가 뭐 있지 하는 시선이 있다. 이제는 음악은 음악으로, 방송은 방송으로 보시더라. 내가 방송하면서 음악도 봐달라고 하는 건 트렌드를 잘못 읽은 거다. 인기가수도 음악이 안좋으면 안되더라."

딘딘은 방송을 통해 자신을 알렸지만, 음악은 평생 증명해야 하는 직업으로, 인정에 매달리지 않겠다고 했다.

딘딘은 SBS '세상에 이런 일이'에 출연한 걸 두고 너무 잘했다고 했다. "초등학교때 부터 보던 프로그램에 MC 제의를 받아 영광이었다. 요즘 자극적인 것에 노출이 많이 되는데, VCR을 보면서 힐링도 많이 받아가고, 세상이 따뜻하게 보이더라. 세상에는 슬픈 일도 많지만 열심히 사는 사람도 많아 용기를 준다. 이 프로그램이 그런 힘이 있어 감사한 마음으로 참가하고 있다."

딘딘은 자신의 노래가 거의 이별에 관한 사랑 이야기라 했다. 왜 밝은 곡을 쓰지 못할까? 이에 대해 딘딘은 "음악을 비즈니스로 했다면 밝은 노래를 썼을 것이다. 이별을 했다고 우울하게 있을 수도 없고, 유일하게 풀 수 있는 곳이 곡 작업이다. 그러면 빨리 감정을 털어낼 수 있다. 일년에 작업한 7곡중 6곡이 이별곡이다. 한번 이별하면 물밀듯이 감성이 밀려온다. 일단 메인 키워드를 정하고 나면 노래의 완성은 조금 오래 걸린다."

딘딘은 아직 지치지 않는다고 했다. 방송이나 음악이나 지치는 순간, 지속성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쉬지 않는다. 일을 하면서 자기연민과 확신을 오갈 때도 있지만, 쉬지 않으면서 지치지 않는 방법을 터득한 듯하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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