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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장에 13억원 가치’…과학서 ‘종의 기원’의 자필 초고 온라인 공개
싱가포르국립대, ‘종의 기원’ 초고 공개
원고 7.7% 분량, 미출판 문장도 多
버렸던 초고…다윈 필체 악명 높기로 유명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 서적 중 하나로 꼽히는 '종의 기원' 출판 164주년을 맞아 찰스 다윈이 쓴 모든 자필 초고가 온라인에 공개됐다. 사진은 찰스 다윈 서명이 있는 단 세 장의 '종의 기원' 자필 초고 중 하나인 '폴리오 233'.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과학 서적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종의 기원’ 출판 164주년을 맞아 찰스 다윈이 쓴 모든 자필 초고가 세상에 공개됐다.

25일 싱가포르국립대(NUS)는 다윈 학자인 존 반 와이어 생물학과 교수가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된 자필 원고와 이전 목록에는 없던 7장, 최근 재발견된 3장 등 총 59장의 ‘종의 기원’ 자필 초고를 온라인을 통해 공개한다고 알렸다.

‘종의 기원’은 1859년 11월 24일 처음 발간된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 서적으로 손꼽힌다. 그동안 다윈은 출판 후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자필 초고를 폐품 더미에 버린 뒤 자녀들은 일부 종이를 그림 그리는 데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아들 중 하나는 원고를 반으로 찢어 빈 뒷면에 수학 연습을 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하지만 다윈의 생애 말기에 진화론이 널리 받아들여지면서 ‘종의 기원’ 초고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다. 일부 초고는 폐지와 함께 낡은 노트 더미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다윈이 사망한 뒤 그의 자녀들은 수십 년에 걸쳐 그의 자필 초고를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었다고 한다. 이들 원고는 현재 전 세계에 흩어져 있거나 일부는 영원히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NUS에 따르면 현재 ‘종의 기원’ 초고는 과학 역사상 가장 귀중하고 가치 있는 종이로 평가받는다. 장당 가격이 100만 달러(약 13억원)에 이른다. 2018년 경매에서 마지막으로 낙찰된 초고는 49만 파운드(약 8억원)에 낙찰된 바 있다. 당시 영국 정부는 수출금지 조치로 이들 초고가 해외로 나가는 것을 막았다.

NUS는 이번에 온라인에 공개한 ‘종의 기원’ 자필 초고에는 각 낱장과 그 역사에 대한 전례 없는 세부 정보가 포함된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 장은 다윈의 딸 헨리에타 리치필드가 제1차 세계대전 중 전쟁 부상자를 위해 적십자 경매에 기증한 것이다. 면화 상인이자 항공 선구자인 알프레드 패튼 경이 익명으로 구입해 모교인 클리프턴 칼리지에 기증했다고 한다.

NUS는 다윈의 필체는 읽기 어려운 것으로 악명이 높다고도 설명했다. 이에 모든 초고를 필사하고 편집해 출판된 책에서 초고 내용이 나타나는 위치를 표시함으로써 다윈이 원래 많은 주장들을 어떻게 구성하고 수정했는지 알 수 있게 했다고도 했다.

공개된 초고는 총 1만1700단어 분량으로 ‘종의 기원’ 전체 원고의 7.7%에 해당한다. 또 이 초고에는 미출판된 문장이 다수 포함돼 있어 세상을 바꾼 ‘종의 기원’을 집필할 당시 다윈의 사고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을 제공한다고 NUS는 덧붙였다.

다윈은 지워진 한 문장에서 ‘본능은 거의 공허한 속임수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유명한 한 구절에서는 자연 선택이 곰 같은 동물을 점차 고래 같은 동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평론가들로부터 조롱과 비판이 이어지자 이후 모든 판본에서 이 구절을 없앴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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