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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훈, 김포·구리·고양시장과 릴레이 면담…‘수도권 재편론’ 태풍되다
올해 1월 김포시장 서울 편입론 제안
오세훈, 10개월 장고 끝 통합론 결론
구리시장, 고양시장 합세하며 판 커져
서울 동-서-북 대표 도시 서울통합 의사
성남, 용인 등 서울 남부도시로 번질까
오세훈 서울시장, 이동환 고양시장이 21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조찬 겸 회동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김병수 김포시장, 백경현 구리시장에 이어 이동환 고양시장까지 만나면서 김포의 서울 편입 논의로 촉발된 ‘메가시티 서울’ 논의가 수도권 재편론으로 몸집을 키웠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를 남부와 북부로 가르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불거진 김포시의 서울 편입 논의가 구리시, 고양시 등 서울 인근 도시까지 번지며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서울 서쪽(김포)에서 시작된 논의는 동쪽(구리)으로 옮겨 붙었고 어느새 북부(고양)씨까지 아우르는 형세다. 논의 진행 수준에 따라 용인시, 성남시 등 서울 남부 인접 도시 또한 통합 논의에 참여할 공산이 있다. 서울 동서남북 인접 도시가 모두 이런 논의에 참여한다면 ‘그레이터 서울’론은 더욱 힘을 받게 될 전망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메가시티 서울에 대해 “총선용 정치쇼”라며 비판하고 있으나, 오세훈 시장은 “총선 후에도 논의를 이어가자”며 정공법으로 맞서고 있다.

오 시장은 올해 1월 김포시장과 김포의 서울편입 논의를 처음 시작한 이후 10개월 동안 장고를 거듭했다. 그리고 마침내 내린 결론이 메가시티 서울이다. 통합의 이면을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고 ‘득이 더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얘기다.

이어 통합 논의에 구리, 고양이 가세하면서 자연스럽게 수도권 재편론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오세훈 “고양시는 서울과 매우 밀접한 관계…김포·구리·고양 통합연구반 구성”=오 시장은 21일 고양시장과 면담 전 모두발언에서 “고양시는 서울에 인접하는 도시 중에 통근·통학하는 시민이 가장 많고, 서울 시내 6개 자치구가 맞닿아 있으며, 서울과 각종 사회기반시설을 공유하는 매우 밀접한 관계”라고 했다.

이어 “고양시는 인구 100만명 이상의 특례시로서 권한 등에 있어 다른 도시와 차별점이 존재한다”며 “양 지자체가 공동연구반을 꾸려서 통합에 따른 효과와 영향에 대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심층 분석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시민 동의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추후 지자체별 공동연구반을 확대 개편해서 김포, 구리, 고양 등 관련 지자체와 서울시가 함께 참여하는 가칭 ‘서울시 편입 통합연구반’을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김포시 등과 일대일 개별 연구반을 운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서울 주변 여러 도시들과 통합적인 논의로 판을 키워간다는 구상이다.

오 시장은 공감대 속에 메가시티 논의가 추진된다면 “광역도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도시경쟁력을 제고하는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서울과 국가적 차원의 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더 나아가 “진정한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다면 메가시티 논의를 수도권뿐만 아니라 부·울·경, 광주권, 대구, 경북권, 대전·충청·세종 등 지방으로도 진지하게 확장해야 할 시점이 됐다”면서 “이를 위해 서울시는 긴 호흡으로 필요한 연구와 분석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진지한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동환 고양시장 “정치적 접근 지양…메가시티는 세계적 추세, 시대적 필연”=이동환 고양시장은 도시공학 박사이자 도시계획 전문가로서 고양시의 서울시 편입과 행정구역 변경에 그치지 않고 세계적 추세인 메가시티 흐름 속 수도권 재편을 언급했다.

그는 “고양시는 정치적 관점의 접근은 지양하고 도시 경쟁력 강화라는 실용적 관점에서 메가시티에 접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으로도 도시 간 경쟁 체제가 되면서 런던, 도쿄 등이 메가시티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메가시티는 일회성·단발성 이슈가 아니라 세계적 추세”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서울은 독보적 경쟁력을 갖고 있다. 수도권 경쟁력이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인 만큼 (메가시티는) 시대적 과제이자 필연”이라고 부연했다.

이 시장은 “이런 대전제에 대한 인식이나 공감대 형성이 없는 상태에서 지역을 나누고 갈라치기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메가시티 반대론을 견제했다.

또 그는 고양시가 인구 100만명이 넘는 특례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특례시로서 수도권 전체의 경쟁력 강화에 선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 서울 편입이나 확장 차원보다는 수도권 재편이라는 입장과 시각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 편중 심화’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성장 동력 마련, 시민의 행복추구권 확대 차원에서 향후 공감대가 마련돼야 한다”며 “지방 소멸, 지방 공동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심각한 격차 등은 메가시티의 성장에 따른 그림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수도권 간의 상생 발전을 도모하면서 차별성을 갖춰나가는 모범 사례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서울과 인접 지자체 간 일대일 협상 방식은 단순히 인구나 부피만 확장시킬 뿐 근본적 목표인 도시 경쟁력 강화를 제대로 이루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단순히 몇 개 도시의 행정구역 변경 차원을 넘어, 수도권 재편 차원에서 그랜드 디자인과 플랜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이동환 고양시장이 21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조찬 겸 회동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연합]

▶이동환 고양시장 “행정구역 변경 차원 넘어야…수도권 재편 차원서 접근해야”, 프랑스 그랑파리 메트로폴 본보기로 제시=이어 그는 정부를 포함한 가칭 ‘수도권 재편 다자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이런 체제 속에서 경기도가 추진하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분할도 무난히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세훈 시장 또한 이 시장의 이러한 관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오 시장과 약 50분간 면담을 마치고 나온 이 시장은 “수도권 재편에 관한 고양시의 제안을 오 시장께서 흔쾌히 수용하고 함께 추진하겠다고 했다”며 “서울과 관계된 교통망 부분도, 서울과 고양, 경기에서 빚어왔던 오랜 갈등과 현안도 해결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고 전했다.

이 시장은 ‘편입’이라는 종속적 개념보다는 동등한 입장의 ‘재편’을 거듭 강조했다.

이 시장은 “수도권 재편은 단순히 덩치만 커지는 개념이 아니고 지자체 입맛에 맞춘 경계 나누기도 아니다”며 “시민의 실제 생활을 기반으로 한 동등한 관계의 재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 방안은 인접 지자체가 독립된 형태로 존재하면서 인프라와 권한을 나누는 기능 중심의 연합”이라며 “모든 것을 유지하면서 서울과 상호 대등하고 유기적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해외 사례로는 프랑스 파리 주변 지자체의 집합체인 ‘그랑파리 메트로폴’을 꼽았다.

앞서 오 시장은 메가시티 논의와 관련해 지난 6일 김병수 김포시장, 13일 백경현 구리시장, 15일 국민의힘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 조경태 위원장과 만났다. 이어 16일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유정복 인천시장과 3자 회동을 했다.

이어 21일 이동환 고양시장을 만났고 김포 등 일부 도시의 서울편입 논의는 수도권 재편론으로 덩치를 키웠다.

관건은 4월 예정된 국회의원 선거다. 선거에서 수도권 통합 및 재편론을 내세운 국민의힘 선전여부에 메가시티 서울과 수도권 재편론의 운명이 달렸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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