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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군, 하마스처럼 행동하나” 설전 벌이던 佛 앵커, 결국?
알시파 병원 작전 놓고 이스라엘군 대변인과 설전
TV5MONDE 뉴스 진행자 무함마드 카시와 이스라엘군 대변인 올리비에 라포비츠. [연합]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프랑스어 국제방송인 테베생크몽드(TV5MONDE) 앵커가 이스라엘군 대변인과 설전을 벌였다가 징계 받을 위기에 처했다.

24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이 방송사의 뉴스를 진행하는 무함마드 카시는 지난 15일 이스라엘군 대변인 중 한 명인 올리비에 라포비츠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이날은 가자지구 내 최대규모의 알시파 병원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근거지로 쓰이고 있다며 이스라엘군이 전격 진입한 날이다. 두 사람은 이 작전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였다.

카시는 라포비츠에게 병원 내 영아의 문제를 거론하며 “연료를 비롯해 병원 내 모든 것이 부족한 상태다. 앞으로 팔레스타인 영토 내의 인도주의적 비상사태를 고려하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라포비츠는 “이스라엘 정부를 민주주의 원칙이나 국제법을 모르는 나라로 생각하느냐”며 “우리는 가장 끔찍한 이슬람 파시즘에 맞선 민주 국가의 군인”이라고 맞받았다. 이어 “이번 작전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일로, 국제법을 준수하며 진행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 말이 끝나자마자 카시는 “당신에게는 병원 진입이 국제법을 준수하는 것이냐”고 따졌고, 라포비츠는 지지 않고 “그럼 병원이 군사 기지로 사용되는 건 정상적인 일로 보이냐”고 반박했다.

라포비츠는 그러면서 “당신은 하마스가 어떤 단체인지, 그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있다. 그들은 아이들을 학살했고 사람들과 집들을 불태웠다”며 “당신은 이들이 국제법이나 인권을 존중한 것으로 보느냐” 반문했다.

카시는 이에 “그래서 당신들은 하마스처럼 행동하는 거냐”고 물었고, 라포비츠는 짜증이 난 듯 “지금 당신은 기자가 아니라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 같다”고 지적했다.

카시는 라포비츠가 말을 계속 이어가자 “오늘 출연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인터뷰를 중간에 끝냈다.

TV5MONDE는 이와 관련해 20일 낸 성명에서 “카시가 진행한 인터뷰가 끝날 무렵 저널리즘 규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이스라엘군의 개입 방법이 많은 국가에서 테러리스트로 간주하는 하마스의 전략과 동일하다는 인상을 줬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어 “인터뷰도 너무 갑작스럽게 끝났다”며 “10월 7일 이후 사실적이고 균형 잡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TV5MONDE의 경영진은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르몽드는 이와 관련해 카시가 28일 사내 인사위원회에 소환됐으며 이 자리에서 징계안이 논의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TV5MONDE 내 노동조합은 경영진의 성명을 비판하며 카시와 전폭적으로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언론인이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는 질문을 했다고 해서 당파적이라고 간주하는 건 용납될 수 없다”며 “카시가 징계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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