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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셜티가 미래”... 신동빈의 ‘7조 꿈’
마곡 롯데정밀 연구소 둘러보니
1290억 투입 그린소재 연구 강화
제품 생산라인에 2배 이상 투자
“글로벌 톱10 스페셜티회사 도약”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맨 왼쪽)이 지난 2021년 식의약용 셀룰로스 유도체 생산 공장인 롯데정밀화학 인천공장에서 생산 설비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롯데지주 제공]

“애니코트(AnyCoat)가 혼합된 약은 확실히 잘 안 녹죠? 24시간에 걸쳐 천천히 분해되도록 제어해 하루 세 번 먹어야 하는 약을 한 번만 먹어도 되도록 만들어 줍니다.”

지난 21일 찾은 서울 마곡 롯데중앙연구소 내 롯데정밀화학 연구실에서는 셀룰로스 계열 의약용 첨가제인 애니코트를 더해 만든 서방형 알약에 대한 용출 실험이 진행 중이었다. 연구원이 일반 약과 애니코트가 혼합된 약을 용출기에 넣고 작동 버튼을 누르자 회오리바람이 일면서 순식간에 일반 약이 풀리기 시작했다. 반면 애니코트가 혼합된 약은 끄떡없었다.

애니코트는 의약용 캡슐과 태블렛(정제) 코팅의 원료로 쓰여 약물을 보호하고 체내에 효과적으로 전달되도록 돕는다. 예컨대 캡슐이 체내에서 분해되는 위치를 위나 장으로 특정할 수 있고 냄새나 맛을 차폐할 수 있으며 녹는 시간도 조절할 수 있다.

셀룰로스 계열 식품용 첨가제인 애니애디(AnyAddy®)도 쓰임새가 다양하다. 각종 식품에 더해 점성이나 강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면을 더 찰지게, 튀김을 더 바삭하게, 휘핑크림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식이다. 최근에는 대체육 첨가제로 많이 쓰이는데 고기 같이 쫄깃한 식감을 내도록 돕는다.

애니코트와 애니애디는 나무를 원료로 만드는 셀룰로스 유도체 제품으로 롯데정밀화학이 가장 주목하는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다. 크게 의약용, 식품용으로 브랜드를 나눴지만 실제 생산되는 제품은 백가지가 넘는다. 고객사 요구에 따라 맞춤형 고기능성 소재를 개발·생산해 납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페인트 첨가제 등 산업용에 비해 식의약용 제품은 적어도 2배 이상, 그레이드(등급)에 따라서는 4배 비싼 값에 팔린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범용 석유화학제품의 다운사이클은 심화되고 있지만 스페셜티 소재 시장은 오히려 성장하는 추세”라며 “친환경 제품에 대한 니즈까지 충족할 수 있는 그린(친환경) 소재 부문이 성장성이 가장 크다고 보고 그 중심에 있는 신의약용 소재 사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의약용 소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찌감치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사업이기도 하다. 신 회장은 2021년 롯데정밀화학 인천공장을 찾아 셀룰로스 유도체 생산 설비를 점검하면서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해 국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식의약용 제품 생산과 연구역량 확대에 투자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올해에만 총 129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이를 통해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 비중을 확대해 2030년 ‘글로벌 톱10 스페셜티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롯데정밀화학은 인천공장에 있는 식의약용 제품 생산라인에 79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오는 2025년까지 연산 6000t이 증설되면 식의약용 셀룰로스 유도체 시장에서 현재 글로벌 2위 수준인 롯데정밀화학의 생산능력은 1위로 올라서게 된다. 롯데정밀화학의 현재 셀룰로스 유도체 제품 캐파(생산능력)는 산업용을 포함해 6만1000t 정도다. 연구 인프라 확대 구축에는 내년까지 500억원을 쏟아붓는다. 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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