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노마스크 생활 가능한가요”…겨울 미세먼지에 마스크 꺼내는 시민들
올겨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이후 첫 겨울이지만
미세먼지에 시민들 “지긋지긋해도 마스크 다시 써요”
수도권 일대에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인 지난 23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일대가 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이젠 뭐 마스크 없이 살 순 없는 것 같네요. 마스크 소리만 들어도 참 지긋지긋하긴 한데….”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 중인 이모(61) 씨가 지난 23일 미세먼지로 뿌옇게 된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씨는 미세먼지가 심할 때면 이씨 방 창문 너머로 평소 선명하게 잘 보이던 인왕산도 ‘지워진다’고 했다. 이날도 방에서 인왕산을 볼 수 없었던 이씨는 창고에 있던 마스크를 묶음 채로 꺼내 현관 앞에 뒀다고 했다. 이씨는 “코로나가 일단락되면서 한동안 마스크 안 써서 좋았는데 결국 미세먼지 때문에 다시 쓰게 돼 짜증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가 해제되면서 마스크 없는 생활을 누리던 시민들이 최근 하나둘씩 마스크를 다시 꺼내고 있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져서다. 이날은 새벽부터 국외에서 미세먼지가 유입되면서 올가을 첫 미세먼지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전국 곳곳이 미세먼지로 덮였다.

시민들 사이에선 올해 겨울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전히 해제된 후 맞게 되는 첫 겨울임에도 미세먼지 때문에 ‘노마스크’ 자유를 누릴 수 없을 것이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씨는 “겨울 내내 마스크를 쓰고 다닐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김모(31) 씨는 이날 출근길 미세먼지 알림 애플리케이션(앱)을 확인한 뒤 편의점에 들러 ‘KF94 마스크’를 구매했다. 김씨는 “앱에 ‘최악’, ‘야외활동 금지’라고 나오더라”라며 “코로나 때 한참 열심히 마스크를 쓰다가도 요근래 안 쓰다 버릇하니 (마스크가) 손에 잘 안 잡혔다. 미처 챙길 생각을 못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금도 이런데 겨울 되면 (미세먼지가)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줄어들진 않을 것 같다. 퇴근할 땐 약국에서 마스크 10개 정도 사야겠다”고 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유모(39) 씨도 이날 오전 서울에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내려졌다는 소식을 듣고 인터넷으로 성인용 마스크와 유아용 마스크를 각각 5박스 구매했다. 유씨는 “목이 칼칼하고 머리 아플 정도로 미세먼지가 이렇게 심한데 앞으로 마스크 없이 편하게 숨 쉬는 날이 오기나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유씨는 “오늘 딸아이 유치원에서 야외 활동이 있었는데 미세먼지가 심해서 취소됐다고 연락왔다”며 “오늘 (딸에게) 마스크를 씌워줬는데 그동안 안 쓰고 지내왔더니 아이가 숨 쉬기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는 작년 겨울보다 올겨울에 더 짙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립환경과학원이 국회에 제출한 초미세먼지(PM2.5) 3개월 전망 시범 결과 자료에 따르면, 올겨울 초미세먼지 농도가 작년보다 높을 확률은 50%이다. 작년과 비슷하거나 낮을 확률은 각각 30%와 20%로 분석됐다.

정부는 오는 12월 1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시행되는 ‘제5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는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짙어지는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미세먼지 배출 저감·관리 조치를 강화하는 제도로 2019년부터 시행됐다.

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