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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살 수 없는 폐허됐다”...가자 북부 건물 절반 파괴
병원 가동 중단에 주요인프라 파괴도
휴전 이후 남부 대공세로 피해 확산 우려
23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 군의 공습 이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위한 일시 교전 중단에 합의했지만 가자지구 북부는 이미 대규모 공습과 지상작전 과정에서 건물 절반 이상이 파괴되고 170만명이 집을 잃는 등 사람이 살 수 없는 ‘폐허’로 전락했다. 이스라엘 측이 휴전 종료 이후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 하고 있는 만큼 피해는 가자지구 전체로 확산될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오리건 주립대학과 CUNY 대학원 센터가 코페르니쿠스 센티넬-1 위성 사진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가자 북부 전역의 모든 건물 의 약 절반 이상이 손상되거나 파괴됐다. 가자지구 전역으로 넓혀보면 주거건물 45%인 4만1000여채의 집들이 살수 없을 정도로 파괴돼 170만명의 주민들이 집을 잃고 피난민 신세가 됐다.

저널리스트 타렉 하지는 “이것은 우리의 나크바”라며 절규했다. 나크바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70만명이 대규모로 탈출을 한 사건을 말한다.

라파엘 코헨 랜드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결국 난민들은 오랜 기간 텐트에서 살아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가자시티 해안가의 샤티 난민촌에서 탈출한 모하메드 알 하다드(28)는 “집에 남은 것은 시체와 잔해 뿐”이라고 전했다. 면적이 불과 0.5㎢인 샤티 난민촌은 거의 1만4000건의 공격을 받아 폐허가 됐다.

분쟁 감시 기관 에어워즈의 에밀리 트립 국장은 개전 이후 이스라엘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가장 강도 높은 폭격을 감행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퍼부은 폭탄과 미사일은 미국이 이슬람국가(IS) 섬멸을 위해 벌인 폭격전에 사용한 무기의 연간 최고치를 뛰어넘었다.

폭격으로 피해를 입은 것은 주택만이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가자지구 내 35개 병원 중 27개가 가동을 중단했다.

스콧 폴 옥스팜 아메리카 정책 고문은 “제빵소와 제분소가 파괴됐고 농업·수도·위생시설들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주요 인프라 파괴는 향후 몇 년간 주민들의 생활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문제는 이스라엘이 24일부터 시작된 4일 간의 휴전이 종료되면 대대적인 공세를 최소 2개월 간 이어갈 것이라는 점이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해군 특공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휴전 기간 전열을 정비하고 싸움의 재개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스라엘 군이 칸 유니스에 대피 전단을 살포하는 등 가자 지구 남부에 대한 공격을 예고하고 있어 민간인 피해가 가자지구 전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팔레스타인 인권단체 알 메잔의 줄리아 마리니 책임자는 “이번 전쟁은 2014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보다 훨씬 파괴 규모가 크다”며 “가자지구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려면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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