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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준연, 배관 스마트 감시시스템 개발
“무단 굴착 지하배관 파손 원천봉쇄”
실사용 배관 현장검증·기술이전 완료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팀이 가상의 배관 충격신호를 생성해 측정·분석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무단 굴착 등으로 발생하는 배관 누출 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지하 매설 배관 파손 예방·조기 탐지 시스템을 개발했다.

무단 굴착공사는 물, 석유, 가스 등을 수송하는 지하 매설 배관의 주요 파손 원인 중 하나로, 배관 관리 주체에서 사전에 파악하기 어렵다. 파손으로 누출사고 발생 시 환경오염은 물론 폭발, 화재, 싱크홀 등의 위험이 따르지만 예방적 관리가 힘든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23일 표준연에 따르면 표준연 구조안전모니터링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지하 매설 배관이 파손되기 전에 외부 손상 요인을 실시간 탐지해 사고를 방지하는 시스템이다. 무단 굴착 공사 등으로 배관에 충격이 가해지면 이를 파손 위험 징후로 포착해 조기 경보한다.

기술의 핵심은 배관 충격 시 배관을 통해 전파되는 탄성파의 정밀측정 센서와 분석 알고리즘이다. 배관에 수백 미터 간격으로 한 쌍의 센서를 부착하면 두 센서 사이에서 발생하는 충격 신호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충격이 발생한 시각과 위치 정보를 즉각 산출할 수 있다. 지진 관측센터에서 진동을 감지한 후 지진파의 도달 속도를 이용해 지진의 발생 시각과 위치를 계산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해당 센서는 별도의 굴착공사 없이 밸브실, 맨홀 등 기존 매설 배관의 외부 노출 부분에 간단히 부착해 설치할 수 있다. 주위 교통환경으로 인한 소음 등 불필요한 신호를 저감하고 배관에서 발생한 신호만 판별하는 정확한 분석 알고리즘도 갖췄다.

기존의 매설 배관 건전성 모니터링 기술은 대부분 배관 파손으로 인한 누출 탐지에 초점을 맞췄다. 장거리 배관의 파손 위험을 사전 감지하는 시스템이 개발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해당 성과는 올해 국내 기업에 기술 이전을 마쳤으며 미국·유럽에도 특허 출원됐다.

이 기술은 상수도뿐 아니라 송유, 가스, 열 공급 등 다양한 분야의 배관에 적용 가능하다. 매설 배관의 이상 상태를 온라인으로 사전 감지·조치하기 위한 스마트 감시시스템에 활용될 수 있다.

윤동진 표준연 구조안전모니터링팀 박사는 “배관 파손으로 인한 대형사고와 인명피해 위험이 심각함에도 그간 제보자의 누출 신고에 의존해야 했다”며 “이번 기술의 보급은 국민안전과 사회적 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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